오션뷰 독점 논란
바다는커녕 유리에 비친 빛만 보여
한때 서울 집 팔아도 살 수 없었지만…

“바다가 뒤집어지고 난리가 났을 때도 피해가 그렇게 안 심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가스통이 저절로 다 굴러다닐 정도였어요 세상에…” 이 건물 인근의 주민들은 빌딩풍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습니다. 빌딩풍은 바람이 고층건물의 좁은 공간을 통과하면서 빨라지는 바람을 뜻하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건물이 들어선 이후, 산을 넘어갈 때까지 마을을 비췄던 햇빛이 건물에 가려진 것이죠. 덕분에 빨래가 마르지 않고 평생 곰팡이가 없던 집 이곳저곳에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 이 건물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과 마을 사진이 더해지며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오전 10시에 촬영된 이 사진들은 불과 30분 전만 해도 햇빛이 쨍쨍했던 운동장에 그늘이 가득해진 것을 알 수 있죠.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바로 한 건물 때문이었습니다. 이곳 주변 모두가 허가가 난 이유를 모르겠다는 이 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함께 알아보시죠.

◎문제의 원인 엘시티, 어떤 건물일까?

이 같은 문제는 해운대 엘시티 인근에서 끊임없이 재기되고 있습니다. 엘시티는 2019년 11월 입주가 예정된 해운대의 마천루로 최고 높이가 411.6m에 이르죠. 총 3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가장 높은 건물은 호텔로, 이외 2개동은 아파트로 구성되어있죠. 2018년 분양 당시 평당 7000만 원을 호가하며 서울을 제치고 평당 단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엘시티의 특징은 해운대 해변을 사유화했다는 점입니다. 엘시티의 바로 앞에는 해운대 해변의 모래사장이 위치해 있죠 덕분에 탁 트인 해운대의 조망을 간섭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하층부에는 쇼핑몰과 영화관 심지어 워터파크까지 각종 커뮤니티 시설이 입주할 예정입니다. 해운대구청이 도보 1분 거리에 있고, 2호선 중동역과 해운대초등학교, 이마트도 도보 10분 내에 닿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 면적만 3만 55751m²에 달하는 데다  최고 411m, 최저 331m라는 높이로 인근 조망권, 일조권을 크게 침해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허가 자체가 나면 안 됐었다”라고 말하고 있죠. 특히 2016년 엘시티 인허가 과정에 각종 비리가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애초에 없었어야 하는 건물이라는 인식도 강화되고 있죠.

◎엘시티 게이트라 불린 인허가 비리 논란

엘시티가 세워진 부지는 본래 중심지 미관지구, 해안경관개선지침으로 아파트가 지어질 수 없었을뿐더러 건물 높이도 60m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해당 사항을 결정하는데 걸린 시간은 30분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자동차 GBC가 수차례 반려당하는 데 반해 해운대구는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해주었을뿐더러 교통영향평가도 1차례만 실시했죠.

한 은행 관계자는 “사업개요를 살펴보니 사업장 주변 도로 등 추후 문제 될 인허가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줄줄이 인허가가 떨어져 의아하게 생각했다”라고 전했죠.  엘시티는 2조 7000억 원의 대형 프로젝트였습니다. 12개의 금융사가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신한, 하나, KB 국민 등 대형 시중은행은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위험한 사업으로 봤던 것이죠. 그런데 규제가 술술 풀리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죠.

시공사인 포스코는 지난 7월 헬리콥터를 사용해 건물 꼭대기의 크레인을 철거했습니다. 완공에 가까워진 것이죠. 고대하던 입주가 다가왔음에도 입주 예정자들은 울상입니다. 투자 목적으로 엘시티를 매입했지만, 각종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평당 7000만 원이었던 금액대가 5000만 원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882가구 중 300여 가구가 매물로 등록되어 있죠.

이후 검찰이 비리 수사에 나서고, 엘시티로부터 선물을 받았던 공직자들이 이후 인사청문회에서 떨어지는 등 여파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조사과정서 시공을 거부한 포스코 사장들이 해고되었던 사실도 드러났죠. 결국 엘시티는 시공사도, 인근 주민도, 입주 예정자도 눈물 나는 건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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