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최고급 브랜드 아파트에 당첨
개포동이라는 최적의 입지
완전히 분리된 행복주택, 차별 걱정에 포기까지

개포동은 재건축 등이 진행되면서 ‘개도 포기한 동네’에서 ‘개도 포르쉐를 몰고 다니는 동네’로 불리는 곳입니다. 강남에 위치해 업무지구로 접근이 쉬운 데다가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신축 건물이 다수 들어서고 있죠. 그런데 요즘 이곳이 행복주택 문제로 화두에 올랐습니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함께 알아보시죠.

◎ 디에이치 아너힐즈

행복주택이 문제가 된 곳은 개포동의 디에이치 아너힐즈입니다.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의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죠. 여기에 아너힐즈라는 이름은 명예를 의미하는 아너와 자연환경을 나타내는 힐즈를 결합해 만든 말입니다. 현대건설은 개포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공사 펜스에 루소의 작품을 그려 넣기까지 했죠.

현대건설 측은 “유동인구가 많은 보행로 사이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행인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예술을 접목시켰다”라고 말했습니다. 공사 단계부터 고급스러운 차별화를 추진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하 3층~지상 33층, 총 1,320세대(전용 49~148㎡) 23개 동 규모로 완공되었죠. 주민소통 공간 ‘폴리’를 포함해 암벽 등반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부 마감재도 호텔에서나 사용하는 최고급으로 구성했습니다. 전용 105㎡ 이상에 제한되지만 주방 가구의 경우 독일의 불탑, 이탈리아의 아크리니아와 함께 세계 3대 명품가구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보피 가구를 강남 재건축 아파트 최초로 공급했죠.

그 결과 현재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평당 단가는 6960만 원에 달합니다. 물론 바로 옆에 있는 개포그랑자이(평당 단가 1억 2593만 원)의 절반 정도이지만 인근에서 가장 높은 평당 단가를 가지고 있죠. 가장 작은 전용 49.4㎡(전용 15평)이 16억 원에 달합니다. 전세는 6~12억 5천만 원, 월세는 보증금 5000만 원에 170만 원부터 보증금 5억 원에 80만 원으로 구성되어 있죠.

◎ 일반 단지와 층수로 구분된 행복주택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올해 첫 행복주택 공급 단지라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행복주택은 정부가 저소득층 주거지 슬럼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도입한 ‘소셜 믹스(social mix)’의 일환으로, 일반 아파트와 공공임대 아파트를 한 단지 내에 섞어 짓게 하는 정책 중 한 가지입니다.

덕분에 디에이치 아너힐즈에는 85세대의 행복주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혼부부 대상으로 전용면적 49㎡가 공급되었죠. 보증금 1억 3040만 원에 월 임대료는 48만 9000원 수준으로 일반 입주자보다 적은 금액으로 같은 입지를 누릴 수 있어 많은 청약자들이 기대를 가지고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행복주택이 분산된 것이 아니라 301동과 323동에 집중되어있고, 일반분양 동과 비교해 저층이라 상가건물 같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청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이가 차별당할까 걱정이다.’, ‘커뮤니티 시설 이용은 가능한가’ 등의 고민 글이 올라오고 있죠.

이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한국이 자본주의라는 것에 기초해 “비싼 돈 내고 들어오는 사람과 정부 지원을 받고 들어오는 사람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를 두는 건 당연하다”라는 입장과 “행복주택과 일반 분양을 티 나게 차별하는 것은 정부 정책 의도와 어긋나는 일이다.”, “돈이 없으면 차별 당하는 게 정당하다는 말이냐”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죠.

재건축 조합 측은 차별 논란에 “차별로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했다”라는 입장입니다. 내외부 자재를 일반분양과 똑같은 자재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2개 동 안에 조합원 23가구도 들어가 있다는 것이죠. 최고 7층이라 낮은 층수에 외관이 짙은 갈색인 점은 일반 아파트와 같다고 말했죠. 실제로 일반 아파트도 저층부는 외관이 짙은 갈색으로 동일합니다. 임대동은 고층의 밝은 외벽 층이 없을 뿐이었죠.

행복주택을 한두 개동에 집중 배치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방배아트자이, e편한세상 염창, 반포 센트럴푸르지오 써밋이 대표적인 예죠. 주택정비업계는 행복주택과 같은 임대주택은 소형 면적인데다 고급 단지에 들어가는 경우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건축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야 하니 일반 분양동에 섞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최고 30%까지 늘리겠다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최고급 아파트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죠.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수익이 낮은 임대주택 비중이 늘어날 시,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임대동 차별이 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차별을 감수하고 저렴한 행복주택에 들어갈 것인가, 행복주택을 포기하고 차별받지 않는 곳에 살 것인가, 당분간 행복주택 당첨자들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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