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명절이 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을 주고받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맘때쯤 되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물건이 있으니, 바로 스팸 선물세트입니다. 그런데 이 선물세트가 같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낱개로 살 때와 포장된 걸 살 때의 가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포장비용만 13,000원?
인터넷 쇼핑을 통해 스팸 선물세트를 검색해봤습니다. 200g짜리 스팸 8개들이 선물세트는 2만 원 대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는데요. 그러나 대부분 품절인 상태였고, 품절이 아닌 경우 가격이 3만 원대를 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이 이 정도고,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면 선물세트의 가격은 더 올라갔습니다.
그렇다면 똑같은 스팸을 선물세트가 아닌 낱개로 구매한다면 어떨까요? 온라인 최저가로 찾아봤을 때 200g 스팸을 8개를 낱개로 구매하면 약 14,320원이 나옵니다. 스팸 선물세트가 2만 원대의 가격인 걸 고려하면 적게는 6천 원, 많게는 1만 3천 원까지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죠. 명절이 다가올 때면 이와 같은 현상이 매번 반복됩니다.
◎ 왜 비싸지는 걸까?
높게 측정된 가격에 대해 기업 측은 낱개 상품을 선물세트로 포장하는 데에 드는 인건비와 재료비, 기획, 마케팅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또, 지인에게 성의를 보여주고 싶으나 직접 낱개로 사서 포장하기는 귀찮은 사람들이 있어서 선물세트가 동나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비용이 포함되고 포장이 화려해진다고는 해도, 같은 상품에 많게는 만 원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응입니다. 세트에 담긴 대량의 물건을 한꺼번에 사는데 오히려 비싸지는 가격이 이상하다는 건데요. 명절만 끝나면 분리수거함에 쌓이는 선물세트의 겉 포장이 만 원의 가치가 있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다른 선물세트도 비슷해
비단 스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B사의 참치선물세트의 경우, 5만 원대의 선물세트가 똑같은 구성 그대로 낱개는 4만 원 대가 되기도 합니다. 또 식용유는 500mL 3개들이 선물세트를 낱개로 사면 3천 원가량 싸게 살 수 있기도 하죠. 이처럼 햄, 참치, 식용유 등의 식료품 선물세트가 낱개로 샀을 때보다 더 비싸지는 상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선물세트가 비싸지는 것은 아닙니다. 샴푸 등의 생활용품은 4만 9천 원대였던 선물세트가 낱개로 계산했을 경우 5만 원을 넘어가는 등 예외가 있었는데요. 또 위에서 말한 참치캔은 이커머스를 이용하면 오히려 선물세트가 낱개보다 더 저렴해지기도 했습니다.
◎ 명절 선물 세트, 현명한 소비자 되려면
매번 돌아오는 명절에 현명한 소비자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지키면 됩니다. 내가 사려는 선물세트가 내용물에 비해 포장만 큰 것은 아닌지, 낱개로 샀을 때 더 싸지는 않은지 등을 확인해봐야겠죠.
그리고 명절이 되면 대부분의 택배회사가 배송 양을 감당하지 못해 택배 도착 예정일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택배는 최소 명절 1주일 전 배송 의뢰를 맡기는 게 좋습니다. 또 상품을 구매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피해를 보았을 시 소비자 상담 센터인 1372에 전화해서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선물세트의 비싼 가격에 대해 ‘성의를 표현하는 것이니 괜찮다’는 반응과 ‘그래도 너무 비싸다’라는 등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 중인 선물세트가 ‘낱개로 사면 더 쌀 수도 있다’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겠죠. 정답은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소비자가 자신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옳다고 생각되는 판단을 내려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