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날씨가 추우면 어떤 옷을 입으시나요? 패딩 코트, 플리스(후리스), 기모 등 체온을 지키기 위해 따뜻한 옷을 입으실 텐데요. 최근에는 편안하고 보는 사람까지 따뜻한 느낌이 들게 하는 플리스의 인기가 높습니다. 표면이 뽀글뽀글거려 마치 양털을 입은 것 같은 포근함을 선사해주죠. 그런데 플리스 하나로 전년 대비 60% 성장한 기업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환경보전에 앞장서면서도 플리스로 대박을 낸 기업 ‘파타고니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라이머에서 사장으로


파타고니아의 사장인 이본 쉬나드는 1939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14살 때 남부 캘리포니아 팔콘 클럽에서 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했죠. 당시 클라이밍에서 추락 거리를 줄여주기 위한 고정확보물인 피톤은 연철로 만들어져 한 번 쓰면 바위에 박아둔 채 버리고 와야 했는데요. 이것을 본 이본은 품질이 좋은 피톤을 만들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는 동업자인 존 살라테와 함께 고물상에서 화덕과 모루를 사서 대장장이 일을 시작하며 자신의 등산 장비 사업을 키워나갔죠. 이러한 노력으로 1970년, 그의 장비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등반 장비 회사가 됍니다.

하지만 이본의 장비 회사는 잘나간것에 비해 마진은 형편없었는데요. 해결책을 고민하던 이본은 자신이 등산할 때 입는 럭비 셔츠에서 영감을 얻어 등산복 사업을 시작합니다. 바위에 비벼도 괜찮고, 목 부분의 칼라가 장비를 매단 줄에 목이 쓸리는 것을 막아주니 이본의 등산복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죠.

등산복 사업이 번창하면서 이본은 본격적으로 의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쉬나드 장비 회사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의류 브랜드 이름이 필요했던 그는 ‘파타고니아’라고 명명하기로 하는데요. 남아메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이름난 비경 중의 하나인 파타고니아는 그가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적합했고, 모든 언어로 발음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이렇게 이본의 대장간 사업에서 시작된 파타고니아는 미국 내 3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으며, 2013년에는 합작 형태로 국내에 진출해 5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는데요. 파타고니아는 국내에서 2017년에는 70%, 2018년에는 60%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주며 아웃도어 시장을 장악한 괴물 기업이 됩니다.

파타고니아 플리스


파타고니아가 이렇게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환경을 보호하고 이를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라는 기업 철학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에 동종 업계 최초로 재활용 음료수 병에서 얻은 폴리에스터를 이용해 만든 원단 ‘신칠라’를 사용한 플리스를 선보이는데요. 파타고니아의 노력으로 탄생한 신칠라는 부드럽고, 가볍고, 따뜻한 소재여서 현재까지도 많은 아웃도어 옷에서 사랑받는 소재입니다.

기존의 아웃도어 의류에 사용하던 폴리프로필렌은 녹는점이 낮아 건조기에서 녹는데다 물을 잘 빨아들여 세탁도 어려웠는데요. 신칠라가 폴리프로필렌을 대채하며 이러한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해주었습니다. 재활용 소재인 신칠라를 사용함으로서 인공 폴리에스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석유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전하며 비용도 감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았죠. 이러한 신칠라를 사용한 플리스는 바람을 잘 막아주고, 옷이 젖어도 높은 보온력을 유지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이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지는 플리스의 품질과 파타고니아의 환경보전에 대한 애착에 사람들이 끌리게 되는데요. 파타고니아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매출은 50% 성장했고, 2013년에는 매출 6억 달러를 기록하며 아웃도어 시장 2위에 등극합니다. 또한 2015년에는 매출 7억 5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현재는 아웃도어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의 자리를 넘보고 있죠.

2013년에는 한국에 진출해 5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전 세계 파타고니아 지사 중 최단기간 기록을 세우는데요. 파타고니아코리아 최우혁 지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윤리적 생산방식에 끌려서 성공을 거둔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기농 순면과 트레이서블 다운


플리스 외에 파타고니아의 다른 제품에서도 파타고니아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드러납니다. 1988년, 파타고니아’보스턴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조사에 착수한 ‘파타고니아’는 농사에 사용하는 농약의 25%가 목화 재배에 쓰이고, 이러한 목화로 만든 면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래서 파타고니아는 1996년부터 바지, 티셔츠, 모자 등 모든 면제품을 유기농 목화에서 얻은 면으로만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현재까지도 유기농 순면(organic cotton)을 사용함으로써 사람에게 유해한 농약과 합성 비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이를 통해 토양 개선에도 일조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순면을 사용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기업임을 다시 한번 입증합니다.

2007년에는 의류 브랜드 최초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친환경 마크 ‘블루사인’인증을 받으며 친환경 기업임을 다시 한번 보여줍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새의 깃털을 사용하는 모든 다운 제품에 100% ‘트레이서블 다운’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트레이서블 다운이란 강제로 사료를 먹여 키우거나, 살아있는 오리나 거위에게서 털을 뽑지 않고 폐사한 개체에서 털을 얻는 방식인데요. 여기에 털 공급 과정을 소비자들에게 전면 공개하면서 ‘파타고니아’의 환경보호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죠.

이뿐만이 아니라 ‘파타고니아’는 연간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을 진행해 필요한 옷만 사자는 뜻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최대의 이윤을 낼 것인지 고민하는 ‘파타고니아’의 모습을 볼 수 있죠. 파타고니아가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연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건 이러한 모습을 보고 좋아해 준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어떤 기업보다 환경을 보전하는데 앞장서며 이윤을 창출해내는 ‘파타고니아’가 앞으로도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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