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총수 정몽준
FIFA 회장 재도전 의사 밝혀
‘2002 한일월드컵’ 유치 주역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이자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1)의 놀라운 근황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이사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대한축구협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을 역임한 인물인데, 최근 FIFA 회장에 재도전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도 회장 선거에 뛰어든 바 있다.
정몽준은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 회장의 6남으로, 1951년 경상남도 부산시 범일동(현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에서 태어났다.
현대중공업그룹 총수, 전직 7선 국회의원들을 역임했는데, 축구행정가로서 한국 축구계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에 올랐다. 사업보다 정치에 관심이 커 국회의원 7선을 지내게 된 것이다. 정치만큼 관심이 큰 분야가 따로 있었다고. 바로 축구다.
그는 17년간 대한축구협회장, FIFA 부회장을 거쳐 현재 명예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199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뒤 2002년 월드컵 유치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정부도 월드컵 유치 성공을 위해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그러나 쉽지 않았다. 일부 야당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한 월드컵 유치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며 반대했다. 또 정 이사장에게는 월드컵을 유치할 형편이 안 된다고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일본이 한국보다 3년 일찍 1989년 12월 FIFA에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할 것이라는 의사를 공식 발표했고, 1990년에 월드컵 유치위원회를 결성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향한 FIFA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사격도 있어 일본이 강력한 후보지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본의 개최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였다고. 그러나 돌연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인 디에고 마라도나가 한국의 월드컵 개최를 지지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우루과이도 한국을 지지했고, 페루와 볼리비아도 한국을 지지했다.
한번 결심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부친의 성격을 닮은 정 이사장은 유치 준비에 전력했고, 월드컵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에 도전했다. 결국 그는 1994년 5월 FIFA 부회장에 당선됐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유치 경쟁이 지나칠 양상을 보일까 우려돼 공동 개최를 진행하게 된다. 월드컵 명칭에 대한 논란도 있었으나, 공식 명칭은 ‘한일월드컵’이 됐다. 이런 2002 한일월드컵을 유치하는 데 큰 힘을 쓴 게 바로 정 이사장이다.
이랬던 그가 최근 FIFA 회장에 재도전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지난 2015년 8월 FIFA 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가 FIFA 윤리위원회 자격정지 처분으로 발이 묶여 출마를 철회한 바 있다.
재도전 시점으로는 2027년과 2031년이 거론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현 FIFA 회장이 연임할 수 없는 2031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2016년, 2019년에 이어 연임에 성공, 2027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정 이사장은 국제 축구계와의 스킨십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카타르에도 출국해 세계 각국의 축구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