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발사차량 기념 촬영 중 사고
이동식 발사차량 위 군인들 우르르 추락
사고 아랑곳하지 않고 환호성 ‘충격’
“북한에서는 김정은과 사진을 찍으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나오는 얘기다. 최근 벌어진 한 사건 때문이라는데, 어떤 내용일까.
지난 19일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해당 영상에서는 화성-17형의 이동식 발사차량(TEL) 위에 수십 명의 북한 군인과 공로자들이 올라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북한은 신형 ICBM 화성-17형을 지난 18일 시험발사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참관한 발사 현장에는 김 위원장의 딸도 함께해 주목받았다.
숫자 ‘321’이 새겨진 TEL에서 화성-17형이 발사된 것인데, 영상에선 미사일을 탑재했던 빈 곳에도 군인 복장의 사람이 수십 명 올라서 있었다.
영상에서 TEL 위에 올라타거나 그 밑에 서 있는 군인과 공로자들은 기념 촬영을 하고 난 뒤 김 위원장과 함께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이때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다. TEL 위 앞줄에 앉아있던 군인들이 일어나 환호하며 손뼉을 쳤는데, 뒷줄에 있던 일부 군인들이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
옆에 있던 군인들은 휘청거리는 사람들을 붙잡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여러 명이 순식간에 뒤로 추락하게 됐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카메라는 즉시 TEL 밑 중간에 서 있던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화면을 확대했고, 주변에선 별다른 조치 없이 김 위원장을 에워싸고 다 같이 환호했다.
조선중앙TV는 아찔한 사고임에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북한은 지난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TEL에 ‘영웅’ 칭호까지 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해당 TEL에 영웅 칭호와 함께 금별메달과 국기훈장 제1급을 수여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넘어가서 다친 것보다 그 후의 일이 걱정이다. 처벌받을 것 같다”, “정말 이상한 집단이다”, “사람이 넘어갔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게…”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추락 사고에도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는 군인과 공로자들의 모습을 두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 내 군 기강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딸을 데리고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딸은 김 위원장의 둘째 자식인 김주애다. 우리 나이로 10살 정도의 어린이지만 김일성 주석부터 내려오는 이른바 ‘백두혈통’으로서의 권위를 부각하려는 연출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딸을 미사일 개발 공로자들 앞에 드러낸 행동이 군부에 백두혈통을 끝까지 사수해달라는 당부였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