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비 효용 크지 않아
장기적 관점에서 홍보용 개최
특수는 주변국·중국이 누리는 중
카타르 월드컵은 시작하기 전부터 ‘역대급 돈 잔치’라는 평가를 얻었다. 알려진 바로만 약 300조 원이 들어갔다. 월드컵을 위해 경기장을 새로 지었다. 이 가운데 겨울에도 30도 이상 기온이 계속되는 카타르의 날씨를 고려해 경기장 내에 실내 에어컨을 설치했다. 카타르는 경기 내내 에어컨을 틀어 실내 기온을 20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추정치 300조 원을 투자한 월드컵으로 카타르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사실 월드컵은 투자 대비 효용이 크지 않은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돈이 필요하지만 버는 것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흑자를 낸 월드컵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대부분의 개최국이 적자 월드컵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낸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타르는 왜 적자 사업인 월드컵을 유치했을까.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지역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세계적으로 탈석유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석유 판매로 국가를 운영해온 중동 국가들에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조가 높아지며 중동지역 국가들도 동참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사업, 두바이의 도시 인프라를 통한 외국 투자유치 등 글로벌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카타르는 중동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다. IMF 기준으로 1인당 GDP가 8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부유한 국가다. 이는 사우디보다 높은 순위다. 카타르 국민들은 원칙상 세금을 내지 않고, 모든 교육이 공짜다. 원하면 유학도 공짜로 보내준다.
탈석유 이후 중동지역 경제 메카는 자신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라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가 이렇게 발전된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월드컵을 개최한 면이 크다. 카타르 내 여러 모습을 전 세계에 홍보하기 위한 홍보비 명목으로 300조 원의 돈을 쓴 셈이다.
현재까지는 중동 주변 국가에 좋은 일 해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타르는 호텔이 많지 않아 관광객들이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주변 국가로 빠져나가고 있다. 또, 카타르는 제조 기능이 없어 생필품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이번 월드컵 용품들도 전량 중국에서 수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