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진
4년째 무보수·미등기 경영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2년 부회장 자리에 오른 뒤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미 2018년부터 삼성의 총수로 지정되면서 경영 전반을 지휘했지만 이번에 회장직으로 오르면서 아버지인 이건희 前 회장에 이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前 회장의 손자이자 이건희 前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회장은 1968년 6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기초등학교와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했던 이재용 회장은 이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삼성전자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한 이재용은 경영기획팀에서 상무와 전무로 임원직을 거치고, 최고운영책임자 겸 부사장을 맡은 뒤 사장직을 거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2017년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되었다. 이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8월 가석방되었으나 형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5년간의 취업제한 규정 때문에 제약이 있었고, 결국 올해 8월 광복절 사면을 받으면서 제한이 완전히 풀리게 되었다.
이재용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활발한 경영 활동에 나섰는데, 무엇보다 첫 행보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비롯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현장 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삼성의 총수로서 ‘뉴 삼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년째 보수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는데, 이는 그가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수사가 시작된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즉 이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이후에도 무보수·미등기 경영을 이어왔는데, 이는 급여와 관계없이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이재용 회장의 승진 이후 그의 무보수·미등기 경영이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도 쏠렸는데,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분간 계속해서 보수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이재용 회장은 책임 경영의 기틀을 완성시키기 위해 등기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은 큰 상황인데,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기업 경영에 대한 본격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고 법적 책임을 지는 자리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내년 3월 있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을 맡게 될 확률이 가장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