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애국자, 제도 고치자”
삼성전자 사내 육아 제도 손질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도 합세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첫 일정으로 삼성 SDS 잠실캠퍼스를 찾아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2020년 수원 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지 2년 만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애국자입니다.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OECD 최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합계출산율(0.81명)을 기록한 후 경각심을 느낀 기업들이 사내 육아 제도 손질에 나섰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육아휴직자 수는 11만 1,000여 명이며,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제도 활용 근로자는 1만 7,000명이다. 전체 근로자 수(1,926만 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삼성은 육아 병행 제도를 운용하며, 모성보호 인력의 전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또, 임신 휴직과 난임 휴가제도를 지원하고 육아 휴직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육아기 근로 시간을 단축하고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SK그룹 편입 10주년 기념행사에서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일과 가정의 양립에 관심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셋째 주는 주 4일 근무하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또,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돌보기 위한 3개월 휴직, 난임 관련 의료비·휴가 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녀를 둔 직원에게 근무 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해당 제도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육아 중인 직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공감대가 모였다”고 밝혔다.
이런 가족 친화 행보는 국내 경제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경제인구 감소는 인재 확보를 어렵게 하고, 소비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에 큰 불이익일 수밖에 없다. 기업 차원의 육아 혜택 확대는 단순히 사내 복지가 아니라 국내 경제를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