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원 한도 특판예금 1초 만에 매진
접속조차 못한 이용자들 사기 의혹 제기
‘금감원 조사 요구’ 청원 등장
카카오 측 조작설 일축

저축 금리가 20%를 훌쩍 넘는 시대도 있었지만, 요즘은 꿈도 꾸기 힘듭니다. 0%대까지 금리가 떨어지는가 하면 2%만 되어도 높은 금리로 여겨지죠. 최근 1000만 가입자를 달성한 카카오뱅크는 높은 금리에 목말랐을 고객들을 위해 5% 금리의 특판 예금을 선보였지만 칭찬은커녕 뭇매만 맞고 있다는데요. 듣기에는 훌륭해 보이는 이 이벤트의 문제점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 1000만 가입자 돌파 기념 이벤트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 오전 11시, 연 5% 금리의 특판예금 판매를 시작합니다. 다른 예금보다 월등히 높은 금리를 자랑하는 이 예금 판매는 1000만 고객 돌파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였죠. 최소 가입 금액 100만 원, 최대 1000만 원까지 가능하다는 이 예금은 가입자 수를 제한하지 않고 100억 원이라는 금액의 한도를 두었습니다. 모든 이용자들이 100만 원만 입금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 1만 명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예상했던 대로 예금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사전 응모자에게는 예금 가입을 위한 별도 링크까지 제공했지만, 이용자가 몰리다 보니 카카오뱅크 앱은 11시 이후 한동안 불안정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죠.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예금 판매가 실질적으로 마감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1초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벤트 조작·사기 의혹

그런데 이벤트에 참여했던 고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담했습니다. 이 예금에 가입하기 위해 다른 은행의 적금 통장까지 해지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는 바람에 실패했다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고, 이들은 ‘어떻게 예금 가입이 1초 만에 이루어질 수 있냐’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죠. 또 100억 원 한도가 이렇게 금방 소진된다는 걸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에는 “카카오 직원들이나 했겠지”라거나 “1000만 원 한도라고 해놓고 1회 이체 가능한 금액은 200만 원이었다”, “100억 한도는 가입자를 늘리려는 카뱅의 사기”라는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

카카오뱅크의 금감원 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해당 청원 글 작성자는 “100억이라는 한도가 단 1초도 걸리지 않고 소진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벤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면 분명 내부자들에 의한 이벤트 한도 금액에 대한 배정을 미리 받은 것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죠.

국민 청원 요건에 따라 카카오라는 이름은 별표 처리되었지만, 해당 시기에 이 같은 이벤트를 진행한 은행은 한 군데뿐이므로 청원에 언급된 은행이 카카오뱅크라는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데요. 7월 25일 오후 4시 30분을 기준으로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3,288명입니다.

◎ 카카오뱅크 측 “조작설 사실무근”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국민 청원까지 올라오자, 카카오뱅크 측에서도 입장을 내놓습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조작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하면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이벤트 가입 대상자에서 배제했다”며 내부자 우선 배정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했는데요. 최종 가입 금액은 113억 3천만 원이며, 1초 마감은 신청 페이지로 진입하기 위한 클릭 시간으로 집계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예금 가입에 성공했다는 후기도 하나 둘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네이버 카페 이용자는 “남편과 함께 시도했는데 계속 새로 고침한 남편은 안됐고, 그냥 내버려 둔 나는 계좌개설 화면이 떴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죠. “나는 카카오 알바가 아니다”라며 오해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작성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을 특판 예금에 입금했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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