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이재용과 빌 게이츠가 3년이나 공들였다는 놀라운 물건

‘신개념 변기’ 개발에 몰두한 삼성전자
저개발국가에 보급하겠다는 취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의뢰로 시작
3년간 노력 끝에 프로토타입 완성

최근 삼성전자가 하수처리 시설이 필요 없는 변기를 개발했다고 밝히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왜 변기를 개발할 생각을 했을까.

삼성전자는 최근 ‘신개념 화장실(Reinvented Toilet·이하 RT)’을 개발했다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RT 프로젝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이하 게이츠재단)이 지난 2011년부터 저개발국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신개념 위생 화장실을 보급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저개발국가에서는 물과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해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약 9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야외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게이츠재단은 RT 개발 사업을 하기로 결정, 지난 2011년부터 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연구기관과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RT 개발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물‧영양소 등 자원 회수’, ‘대소변에서 유해 병원체 제거’, ‘하수구 없이 최소한의 전력으로 작동’, ‘1인당 하루 사용료 0.05센트 미만’ 등의 기능이 필요했으나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가 수준을 확보하는 게 어려웠다. 관련 기술도 부족했다.

문제를 해결한 것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였다. 게이츠재단이 지난 2018년에 삼성전자에 RT 개발을 의뢰한 것. 소식을 접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러한 비하인드를 담은 영상이 최근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삼성전자 뉴스룸 유튜브 채널에 ‘삼성전자, 신개념 화장실(RT)로 지구의 난제 해결에 동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온 것.

영상에서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 상무는 “삼성전자에 이걸 사업화할 수 없느냐”며 “게이츠재단에서 도움 요청이 왔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여러 국가의 연구기관과 대학도 해결하지 못한 만큼, RT 개발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TF는 지난 2019년부터 연구에 돌입했으나 여의찮았고 어렵기로 소문난 정역학, 고체 역학, 유체역학, 동역학, 열역학 이론 등을 적용해야만 했다. 개발 과정에서 오물이 넘치거나 시험 단계에서 호박씨가 탈수구를 막는 등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고.

이에 대해 김낙종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은 “(보통) 어려운 과제도 전 세계 전문가의 아이디어를 모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데, RT 개발은 된다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TF는 결국 가정용 RT 프로토타입을 완성해 냈다. 김 연구원은 “‘이거 진짜 안 되나’를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었다. 오랜 기간, 묵묵히 각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완성도가 올라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RT 기술 특허를 저개발국가 대상 상용화 과정에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게이츠재단은 앞으로 RT 양산을 위한 효율화 과정을 거쳐 저개발국가에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