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손님에게 ‘반말’한 20대 알바생을 웃게 만든 법원의 결정

반말에 반말로 응대한 알바에 폭언
70대 손님 50만 원 벌금형
항소에도 원심판결 유지

손님의 반말에 반말로 응대한 20대 아르바이트생에게 폭언을 한 70대 남성이 최근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70대 남성 A씨는 2020년 11월 담배를 사기 위해 들른 서울 강남 편의점에서 20대 아르바이트생에게 욕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A씨가 상품명만 짧게 말하자 아르바이트생은 “2만 원”이라고 반말로 응대했다. 이에 격분한 A씨가 “어디다 대고 반말이냐, 내가 너희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다”고 따졌다. 아르바이트생은 “네가 먼저 반말했잖아”라고 대응했다.

격분한 A씨는 “야, 이 돼먹지 못한 XX야”라며 욕설을 했고, 아르바이트생은 A씨의 폭언이 이어지자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A씨를 모욕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법원은 1심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존중받기 위해서는 피고인도 피해자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나이가 훨씬 많다는 이유로 반말하거나 반말 응대를 한 피해자에게 폭언에 가까운 말을 표출하는 것은 사회 통념상 당연히 허용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며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편의점 안에 사람이 들어온 것은 욕설이 끝난 뒤였다며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2심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양경승)는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계속 편의점 문이 도로를 향해 열린 상태였다”며 “피고인의 욕설과 삿대질 직후 남자 손님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고, 같은 시간 편의점 밖에 어린아이들이 있었다”고 유죄 인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강원도 원주시 한 편의점에서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담배를 팔 수 없다”고 말했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입안이 찢어지고 이가 흔들리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편의점에서 일어난 범죄 건수는 1만 4,697건이었다. 절도 범죄가 가장 많았지만, 상해·폭행·협박 등 폭력 범죄도 2,368건이나 됐다. 야간에도 운영하는 특성을 감안해 편의점과 경찰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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