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일대 재개발 예정
과거 철공소 밀집 지역
‘문래 창작촌’으로 지역 활기
아파트·공공청사 입주 기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70·80년대 한국 산업화를 이끈 동네다. 철공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각종 산업 현장에 들어갈 기계 부품을 갈고 닦았다. 1969년엔 고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이곳에 롯데제과 공장을 세워 우리나라 식품산업을 확장했다.

산업화 이후 ‘지나가는 개도 현금을 물고 다닌다’는 말을 듣던 문래동은 1997년 외환위기와 중국의 부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며 설 자리를 잃었고, 원청업체들은 중국에서 납품받기 시작했다.

또, 인근 주민들은 공장지대에서 흘러나온 폐수와 껌, 과자 등을 만들어낼 때 나는 인공향 냄새 때문에 고통받곤 했다. 이렇게 하나둘 문래동을 떠났고 남은 건 낡은 철공소 건물과 주택들뿐이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문래동에 불었다. 문래동에 ‘문래 창작촌’이 들어서고 그 주위가 카페 골목으로 모습을 바꾸어갔다. 목공, 조작, 문학, 그림 등 문화계에 종사하는 예술인들이 가격이 싼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문 닫은 문래동 철공소를 찾아 작업 공간으로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70·80년대 산업화 현장 틀에 예술이 담기자 조용했던 문래동에 차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몇 년 사이 ‘문화인이라면 가봐야 할 장소’로 종종 꼽히더니, 이제는 필수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문래동이 활기를 되찾아가던 중,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 조합이 조합 설립 총회를 열었고, 설립 요건인 동의율 75%를 넘어 구청에 설립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문래동은 ‘도심정비형 재개발구역(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도심정비형 재개발이 진행되면 아파트 1,220가구와 지식산업센터 100실, 공공청사 등이 들어선다. 기존에 지하철 2호선 문래역과 신도림역 역세권이며 GTX-B선과 신안산선 개통도 예정돼있다.

즉, 문래동 일대가 대규모 신축 아파트 생활권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문래동을 ‘매력적인 동네’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2020년 문래동4가 공장지역 전용면적 165㎡ 17억 5,000만 원을 기록하던 부지 가격은 현재는 25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매매수요가 늘어가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현재까지 문래동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매물은 문래 자이아파트다. 2001년 11월에 준공했으며 총규모는 18동 1,302세대다. 이 아파트는 35평형 기준 약 15억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 준공될 아파트로 인해 시세가 어떻게 변할지 부동산 전문가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서울에 남은 마지막 공업용수 공급시설인 영등포구 시설을 2025년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옆동네 양펑동으로 공장을 옮긴 롯데제과 역시 최종 폐쇄에 합의했다.

전문가는 공장 밀집 지역인 문래동 등에 공급되는 공업용수 시설을 없앰으로써 영등포 공장지역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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