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 이탈리아 지점 철수
코로나 이후 재정상태 악화
“이탈리아인 파인애플 피자 안 좋아해”

세계 1위 피자 브랜드는 어디일까. 미국의 피자 체인점 도미노 피자다. 도미노피자는 1960년 설립된 피자 배달 브랜드로, 전 세계 85개국에 직영·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도미노 피자도 본고장의 입맛을 저격하는 데는 실패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 도미노피자가 이탈리아 시내 29개 지점을 모두 폐쇄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탈리아 매체 ‘일 마티노’는 “도미노피자 이탈리아 지사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적었고, 밀라노 지역 일간 ‘밀라노 투데이’는 “굿바이, 하와이안 피자. 당신이 도미노피자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이제는 먹을 수 없다”고 전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2015년 10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이탈리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피자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이탈리아인들도 파인애플 피자 등 새로운 맛을 원할 수 있고, 빠른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력을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시장 진출 초기에는 도미노피자의 이런 판단이 먹혀들었다. 배달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은 이탈리아 식당 사이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며,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도미노피자는 2030년까지 지점을 880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사업 확대를 위해 대출을 끌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외식이 어려워지며, 이탈리아 현지 피자 전문점들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도미노피자의 가장 큰 경쟁력이 사라진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후에는 이탈리아인들이 외식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보복 소비’에 나서며 배달 전문인 도미노피자가 외면받았다.

또, 도미노피자의 예상과 달리 이탈리아인들은 파인애플 피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혹시나가 역시나였던 셈이다. 미국식 피자이자 과한 토핑이 올라간 도미노피자의 주력 메뉴가 외면받으며 세계 1위 피자 브랜드의 원대한 꿈은 무너져버렸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2015년 31개 매장으로 출발한 도미노피자의 매장 수는 29개로 줄어들었다. 초반 성공에 힘입어 사업 확대를 위해 끌어 쓴 대출은 빚이 되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도미노피자 이탈리아 지사의 채무는 한화로 약 142억 원에 달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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