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채널 20억에 인수돼
디피 “30억이어도 샀다”
플랫폼 자체 가치 높아져야
중학생 시절, 한 아이는 자기 집에 교환학생이 들어와 같이 거주한다. 교환학생이 귀국하기 전, “내가 살아봤는데 쟤네 집 가난해”라는 말 한마디로 인해 아이는 반에서 왕따가 된다.
급기야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된 아이는 훗날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는 술을 못 마신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인간관계가 틀어지면서 고초를 겪는다.
한국경제TV에서 PD를 하던 이 직장인은 결국 5년간의 회사생활을 그만두고 홍대 근처에서 촬영 스튜디오 대여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은 점차 활기를 띠고, 이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유튜브에도 진출한다. 경제 전문 유튜버 ‘신사임당’ 주언규는 그렇게 탄탄대로를 밟았다.
그는 경제 재테크 관련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존 리 등 거물급 투자자 인터뷰 영상과 함께 돈을 모으는 꿀팁 등 유용한 정보도 제공하면서 200만 조회 수의 영상이 수두룩할 정도로 국내 비즈니스·재테크 분야 중 손에 꼽는 유튜버로 성장했다.
자신의 재테크 경험과 돈 버는 노하우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서 ‘2040세대의 금융 문맹’을 치료한 선구자로 평가받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책 ‘킵 고잉’은 출간과 동시에 교보문고 2등을 차지하며 전방위적인 활동도 이어갔다. 그의 책을 구매한 독자의 절반이 30대라는 사실도 전해지면서 그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유튜버로 전향하면서 그의 연봉은 수직 상승했다.
직장인 시절 그의 월급은 170만 원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라디오 방송에서 그는 “(지금은) 한 달에 3억 정도 수익을 올린다”고 공개했다.
그의 채널에 구독자도 100만 명을 넘기면서 그의 채널을 인수하려는 시도까지 등장했다.
곧 신사임당 채널을 눈독 들이고 있던 전업 투자자 ‘디피’가 신사임당 채널을 20억 원에 인수한다.
디피는 유튜브 ‘김작가TV’와의 인터뷰에서 2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쓴 이유 등 인수에 대한 여러 뒷이야기를 전했다.
디피는 “20억이 아니라 30억이어도 샀을 것”이라며 “신사임당 채널의 월수입이 약 1억 5,00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신사임당 채널에 투자하는 돈 2,000만 원을 제외해도 순이익은 1억 3,000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약 1년 4개월 만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디피는 심지어 신사임당 채널이 구독자 201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경제 채널 ‘삼프로TV’의 자리를 넘볼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삼프로TV의 기업가치는 3,0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앞으로 유튜브 신사임당은 ‘주언규’라는 사람 자체가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아닌 채널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도록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디피는 “크리에이터 없이 기업화할 수 있다면 기업가치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