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MZ세대 설문조사 결과
“불편한 사람과 함께하기 싫어요”
회식 때문에 우울한 ‘엔데믹 블루’도
좋아하는 회식 문화는 무엇?
올해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체제로 전환하면서 직장 회식 모임이 많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에 태어난 2030세대) 직장인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이들은 회식을 업무의 연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최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도 이런 MZ세대의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직원들의 회식 불만이 이어지자 “여러 직원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회식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견해 차이가 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서에서 회식하는 경우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음주 다양성도 존중하는 문화를 이끌어달라”며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 아니라 건전하고 즐겁게 업무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 친해지고 이해하는 단합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설문조사를 보면 MZ세대의 생각이 보인다. 지난 2020년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직장 회식문화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 따르면 회식이 불만인 이유의 1위는 ‘불편한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차지했다. 무려 62.6%다.
2위는 ‘상사의 기분을 맞춰야 하는 상황들’, 3위는 ‘개인 시간에 대한 침해·방해’, 4위는 ‘2·3차로 이어지는 회식문화’, 5위는 ‘음주를 강요하는 분위기’ 등으로 나타났다.
MZ세대로 구성된 2030 직장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한다. 즉, 퇴근 후 개인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인 시간이 많아졌던 MZ세대들이 최근 들어 늘어난 회식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번 회식에 빠질 수 없으니 부담스럽고, 더 나아가 우울하다고까지 말한다.
이런 현상을 ‘엔데믹 블루’라고 부른다. 이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개인 시간이 침해되자 생기는 우울감을 뜻한다. 외신에서도 한국 MZ세대 직장인들의 고충을 다루기도 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많은 한국의 젊은 직장인이 한국 정부가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그 이유는 회식이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회식을 피할 수 없다고 가정했을 때 MZ세대가 원하는 회식문화는 어떤 것일까.
지난 2019년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2030 직장인 7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점심 식사를 이용한 맛집 탐방’을 꼽았다. 28.4%에 달했다.
이어 ‘음주문화가 없는 간단한 저녁 식사’가 2위를 차지했다. 기존 회식에서 벗어난 이색 회식을 꼽는 사람도 많았다.
인크루트의 최근 조사에서도 응답자 대다수가 1위로 ‘음주 없는 점심’을 꼽았다. 해당 조사는 다양한 연령층의 직장인에게 설문했는데, 음주 없는 점심을 고른 연령층으로 20대는 65.6%, 30대는 71.2%였다.
반면 40대는 45.3%, 50대는 31.3% 기록해 2030세대가 훨씬 더 음주 없는 점심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