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거주
건축가 김영준 작품 ‘자하재’
서고·작은 영화관…복합문화예술공간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그리고 ‘헤어질 결심’까지. 한국 영화계를 넘어 칸 국제영화제감독상을 받으며 전 세계 영화 팬을 사로잡은 박찬욱 감독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부와 명예로 미루어보아 강남 또는 한남동일 것이라 생각하곤 하지만 놀랍게도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이었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은 15만 평 규모에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꿈꾸며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예술가 300여 명의 공동체 마을로, 수많은 갤러리, 박물관, 전시관, 소극장 등과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구성돼 인사동, 대학로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문화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거주하는 유명인으로 가수 윤도현이 있고 사진작가 배병우도 헤이리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이곳에 연립주택 ‘자하재’를 지었다. 박 감독의 아버지이자 아주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인 박돈서의 후배 건축가 김영준이 설계를 맡았다. 자하재라는 이름은 박돈서의 호(號)를 딴 것이다.

대지면적 546.66㎡(약 165평), 연면적 325.27㎡(98평),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건물은 박찬욱 감독이 소유했다. 토지는 2005년 공유물 분할로 아내 김 씨의 명의로 돼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유명 건축가가 지었고 유명인이 사는 주택이기 때문에 건물값은 쉽게 책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사지에 세워진 자하재는 자그마한 이층집으로 채워지지도 닫혀있지도 않은 구조에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눈으로 보면 미완성으로 보이지만 이 점 때문에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 있다.

건축가는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모티브로 설계했다고 밝혔는데, 흡사 미로처럼 생겨 정원을 벽과 벽으로 나눠놓아 어디서든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다고. 정원은 다섯 평짜리부터 반 평짜리까지 정원만 26개나 된다고 한다.

많은 책이 수장된 서고가 있고 서고 옆에는 작은 영화관처럼 큰 스크린이 걸려 있다고 한다. 앞에는 계단식 관람석이 있어 10여 명이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자하재를 다녀온 매체들은 하나의 복합예술문화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2005년엔 ‘건축가협회상 베스트 7’과 ‘한국건축문화대상 특선’을 수상했다. 한국건축 최초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의 영구소장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면과 모형이 미술관에 전시된 후 소장되고 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최신작 ‘헤어질 결심’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탕웨이, 박해일이 열연한 수사 로맨스물로,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가 만나 시작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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