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유럽 경제 악영향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수출 역대급
이상 기후·한류 열풍 등 원인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인한 유례없는 폭염에 고통받고 있다.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라인강 수위가 낮아져 선박 운송에 차질이 생길 정도다. 라인강은 상품들이 주로 오가는 ‘젖줄’인데, 선박이 항구에 들어서지 못해 발생하는 ‘병목현상’으로 물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독일 연방 수문연구소는 현재 라인강의 수위는 연평균의 4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심지어 8월 말까지 수위가 연평균 수준조차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탄 발전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자, 전력공급까지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폭염은 상상 뛰어넘을 정도로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독일보다도 더 심각하다. 이탈리아 농가는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았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의 수위는 기록적으로 낮아졌고, 이에 따라 이탈리아산 농작물 전체의 30%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심지어 머리를 2번 감기는 미용실에는 700만 원의 과태료를 매길 정도다.
영국은 기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 기온을 돌파해 역대 최고 수준의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
이렇게 이상기후로 인해 유럽에서만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6~700조 원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E3G 톰 버크 회장은 “폭염이 물가 상승의 압박 요인”이라고 말했다.
유럽 경제가 폭염으로 인해 파국으로 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아이스크림이 유럽인들의 ‘더위 탈출구’가 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약 5,000만 달러, 수입액은 약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약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달러 강세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아이스크림만큼은 예외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수입액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출액도 급증한 결과다.
이렇게 아이스크림 수출이 원활한 이유 중 하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관세를 인하 정책 때문이다. 수입하는 해외 아이스크림에는 17~20%의 관세가 붙지만, 우리나라의 아이스크림을 수출할 때 매기는 관세는 약 1.7%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 규모 기준으로 아이스크림 최대 수출국은 미국과 필리핀, 프랑스가 차지했다.
이에 대해서는 한류의 영향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 있다.
한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한국 아이스크림을 찾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2년 한류 실태조사 결과, ‘대한민국’과 연관되는 이미지는 1위가 K-POP, 2위가 음식이었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현지인 특성에 맞춘 다양한 상품 개발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심지어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후 우리나라 아이스크림을 신규로 수입하기 시작한 나라도 7개국이 늘어나 향후 ‘메이드 인 코리아 아이스크림’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