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우유 상했다는 신고 수십 건
편의점 점주에게만 “전량 폐기” 공지
공식 입장과 사과는 한참 뒤에
‘스누피 우유’가 상했다는 문제를 알고도 늦장 대응을 한 동원F&B(이하 동원)와 GS25가 큰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초기 대응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해당 사실을 먼저 알리지 않아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동원 제조하고 편의점 GS25가 판매하는 ‘더 진한 스누피 우유’ 변질 신고가 수십 차례 제기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스누피 우유 바나나 맛 제품의 맛이 이상하다”며 “아무래도 우유가 상한 것 같다”는 제보가 있었다.
그 이후에는 스누피 우유 딸기 맛, 초코맛 제품에서도 유사한 고객 불만이 30개 이상 제기되면서 문제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었다.
이후에도 GS리테일과 동원 측은 제조상 결함 등을 살펴보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이유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GS25는 편의점 점주에게만 공문을 보내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 소비자는 배제한 채 판매하는 편의점에만 상품 변질 관련 이슈를 공유한 셈이다.
GS25는 각 편의점에 “1~4일 유통기한의 더 진한 스누피 우유 500㎖ 상품 변질 이슈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긴급 판매 중지하고 전량 자체 폐기해달라”며 “폐기 상품에 대해서는 100% 폐기 지원”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소비자들에게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서울 GS25에서 일하는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공지를 뒤늦게 확인했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당시에는 식약처에 즉각적인 신고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GS25 관계자는 “결국 제조사는 동원이기 때문에 오늘에서야 판매 금지 협조 공문이 전달돼 급히 조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제조사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일었으며, 소비자를 배제한 채 폐기됐다는 사실만 강조해 미온적인 대응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는 5일이 돼서야 올라왔다.
GS리테일과 동원은 “고객 클레임이 발생해 자발적 회수를 하기로 했고,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환불이나 타 상품으로 교환을 원하시는 고객은 고객센터로 문의해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누피 우유는 한 때 국내 우유 시장의 히트상품이었다.
특히 시험기간과 맞물린 커피 우유 마케팅이 성공적이었다. 커피 우유에 포함된 카페인 함량이 무려 237mg으로 에너지음료 레드불의 카페인 함량(63mg)보다 4배나 많은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19세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의 하루 카페인 섭취를 체중 1㎏당 2.5mg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의 더진한커피우유에서 ‘스누피’ 캐릭터를 추가하면서 매출이 76% 가까이 뛰어올랐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