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홀인원 악용
가입료 적고 수령금 많은 홀인원보험
보험업계-금융감독원 최근 단속 강화

골프에서 홀인원이란 단 한 번의 샷으로 공을 홀컵에 집어넣는 것이다. 정말 운이 좋아야 성공하는 기회를 악용해 보험사기를 벌인 사례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이 최근 발표한 보험사·보험대리점 검사 결과에 따르면 보험사의 전·현직 보험설계사 25명이 보험 사기에 가담했는데, 이중 ‘홀인원보험’ 사기 사례가 눈에 띈다.

홀인원에 성공한 사람은 관례로 같이 게임을 한 동료들에게 밥을 사거나 선물을 돌리는 ‘홀인원 턱’을 낸다. 보험사는 홀인원보험 가입자가 홀인원증명서와 함께 축하비용 지급명세를 제출 받으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지난 2017년 보험설계사 A씨는 한 골프장에서 운 좋게 홀인원에 성공해 홀인원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됐다. ‘홀인원 턱’ 240만 원어치를 카드로 긁은 후 카드 매출표만 챙겨 보험사에 내고 해당 거래를 취소하는 수법으로 최고 한도 보험금에 240만 원을 추가로 챙겼다.

홀인원보험 등 골프보험은 장기 보험 상품이 아닌 일회용 보험이기 때문에 보험료는 수천 원 수준이다.

따라서 가입자는 저렴한 보험료로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보험사는 해당 상품으로 신규 고객을 잡은 뒤 다른 상품으로 끌어들이기 좋아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5년 전에 140명이나 적발되는 등 홀인원보험 사기가 횡행했다.

당시 일부 골프장 관계자가 고객과 짜고 거짓으로 홀인원을 만들어 내는 걸로 시작해 영수증을 가짜로 만들어내는 조작 방법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지만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의 단속 강화로 발생 빈도는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CCTV로 실제 홀인원 성공 여부를 확인하고, 정규 홀만 홀인원이 인정되어 홀 구멍이 큰 곳은 보험금을 수령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달 새로 취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에 적발된 보험 사기에 가담한 보험사와 보험설계사에 대해 신규 영업 모집 금지, 금융위원회 등록취소 조치 건의 등 중징계를 내렸다. 또, 경찰청과 손을 잡고 올해 10월까지 보험사기 집중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보험사기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9,434억 원으로 2020년(8,986억 원) 대비 5% 증가했다. 보험설계사가 직접 가담한 보험사기는 매년 1,000명 이상 적발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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