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부른 P사 대표의 다른 회사에 투자
아내 내세운 수상한 투자
문제없다는 존 리
이미지 실추 불가피
존 리(한국명 이정복)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아내를 내세운 수상한 투자가 감지됐다는 것. 불법 투자 논란을 불렀던 업체 대표와의 또 다른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다.
23일 한국일보는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업체 P사 대표이자 친구인 이 모 씨와의 또 다른 수상한 거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P사 대표 이 씨는 유한회사인 L사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법인 등기를 보면 사업 목적이 다양하다고. 주로 부동산 임대와 매매, 분양 등을 전문으로 한다.
존 리 대표의 아내인 J씨는 L사의 유한책임 사원이라고 한다. 유한회사의 사원은 투자자다. J씨가 P사 지분을 6.57% 보유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투자라고.
물론 차이가 있다. 유한회사는 아는 사람들끼리 돈을 모아 회사를 운영한다는 점인데, J씨는 남편의 친구와 동업 관계를 맺은 것이다.
L사의 투자 대상에는 이 씨의 P사 부동산 금융상품이 여럿 포함됐다고. J씨는 6.57% 지분 투자 외에도 P사 상품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P사는 홈페이지에 누적 대출액 5,600여억 원에 평균 수익률 12.5%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J씨가 P사 상품 직접투자, L사를 통한 간접투자로 얻은 수익은 최소 수억 원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적으로 핵심은 이 씨가 공동대표인 L사에 존 리 대표 측이 거금을 투자해 왔다는 것이다.
앞서 존 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가 이 씨가 설립한 P사 상품에 투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단순히 친구 회사가 출시한 상품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아내 J씨가 2억 원을 투자한 회사라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존 리 대표의 차명 투자 논란까지 불거졌다.
결국 존 리 대표가 친구 회사, 그것도 자기 아내가 투자한 회사에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를 동원, 60억 원 투자를 해줬다는 의혹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 사안과 관련해 메리츠 운용에 대한 수시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이런 투자 행위가 자본시장법이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이해관계 충돌에 해당하는지 보고 있다.
메리츠 운용 측은 곧바로 차명 투자 의혹을 부인했다. 배우자가 일부 지분을 소유한 회사는 현행법상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 의혹이 성립하려면 펀드에서 손실이 났어야 하는데, 연 12% 수준의 수익을 내 투자자의 피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가 의혹에 대해 금융권은 도덕적 해이를 넘은 불법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얽히고설킨 투자 구조에 자신이 대표를 맡는 회사의 상품을 투자한 것 자체가 수익 여부를 떠나 법률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번 일로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투자의 신’으로 불린 존 리 대표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