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도박, 사채와 함께 인생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 리스트에 꼽혔던 주식투자가 어느덧 일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식당가나 대중교통에서 주식 얘기를 하거나, 주식 종목을 스마트폰으로 들여다보는 이들을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서점가마저 현명한 투자를 조언하는 주식 서적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발 나처럼 망하지 말라’고 본인의 실패담을 여기저기 펼쳐놓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본인의 정신건강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주식 때문에 ‘멘탈붕괴’를 맛봤다고 하는데요. 대체 어떤 사연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첫 달 만에 약 9%의 수익을 낸 그는 가진 주식을 모두 매도하고 갈비를 사 먹습니다. 처음으로 노동 없이 번 돈이라는 생각에 갈비 맛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달콤했다는 박종석 씨는 같은 해 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 총 8000만원을 주식에 넣었는데요.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주식중독에 걸려 본연의 정신과의사로서의 업무를 소홀히 하다 보니 권고사직을 당한 것인데요. 그는 “온종일 주식에 몰두하느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이게 직장에 소문이 났다”라며 “1년 만에 권고사직 비슷한 걸 권유받아서 직장도 잃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주식도 폭락하고 직장도 잃게 된 그때가 인생의 최저점이었다고 박종석 씨는 회상하는데요.
주식중독으로 돈과 직장까지 모두 잃은 그가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택했던 방법은 다름 아닌 일기 쓰기와 가계부 쓰기였는데요. 그는 주식 투자를 위해 봤던 회사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기 전 스스로 재무 상태부터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일기도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 그가 택한 방법인데요. 그는 “주식으로 잃은 마이너스 3억2000만원 계좌를 노트북에 캡처 해놓고 계속 들여다봤다”며 자신의 실패를 직면하기 위해 애썼다고 합니다.
이밖에 그의 주변 지인들도 그에게 큰 의지가 됐다고 하는데요. 크나큰 투자 실패로 실의에 빠진 박종석 씨의 주변엔 매일 밤마다 그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지인을 비롯해 그가 운동을 통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자친구가 곁에 있었습니다. 박종석 씨는 “주식중독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건 무엇보다 주변 사람의 관심과 본인의 의지다”라고 말하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