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공포 지속되며
온라인 유통업 인기 올라가
외출 자제·중국 방문 줄어들며
영업 타격받은 국내 업계, 기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며 전염 공포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은 휴점을 택했고 소비자들은 온라인 유통, 쇼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죠. 일명 ‘은둔형 소비’, ‘언택트 소비’ 비율이 늘어나며 온라인 유통, 배송 업계는 뜻밖의 활황을 맞았습니다. 이와 달리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은 국내 업계, 기업들이 있는데요.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 중국, 일본행 줄 취소… 대한항공 · 아시아나
가장 먼저 영업에 타격을 입은 것은 항공, 호텔 업계입니다. 특히 항공업계는 지난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중국 노선까지 취소, 중단되며 상황이 악화되었는데요. 국내 메이저 항공사의 올해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대한항공의 연간 매출액 3~4%, 아시아나의 4~5%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호텔 역시 고객들의 발이 끊기고 있는데요. 기존 호캉스를 계획한 고객들 역시 연이어 예약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명 특급호텔보단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4성급 이하의 호텔 쪽이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역삼동 호텔의 경우 80%가 예약을 취소했다고 알려졌죠. 모두투어,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등의 여행사 역시 중국 여행 취소율이 전년 대비 15~20%가량 증가하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 “사드 때 보다 심해요” 신세계 百, 면세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알려진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7일부터 임시 휴업을 택했습니다. 특히 이곳은 주말 하루 매출이 100억 원 정도로 영업을 중단한 피해가 막대하다고 알려졌습니다. 10일 오전 방역 소독을 마친 뒤 영업을 재개했죠. 롯데 백화점은 서울 중구 본점을 제외한 전국 매장을 모두 임시 휴점해 방역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밝혔습니다.
우한 폐렴 방역을 위해 휴업을 결정한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용산 아이파크몰, 삼성 코엑스몰 등에선 주말임에도 한산한 매장들이 공개되었습니다. 직원들은 봄이 다가오기 전 시즌, 할인 행사 등의 이벤트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을 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죠.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따이공)이 주 고객인 면세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12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임시 휴업에 돌입해 30%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데요. 잠실 롯데 백화점 에비뉴엘, 면세점 매장에서도 과거 사드 배치 때보다 고객이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커뿐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 역시 끊기고 있어 일어난 결과입니다.
◎ 지속되는 주가 폭락, CJ CGV
CJ CGV는 최근 지속되는 주가 폭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다녀간 성신여대점과 부천역점은 임시 휴업 이후 정상 영업에 돌입했습니다. 영업을 중단한 3일간 성신여대점의 손실 추정액만 3,000~4,000만 원이며 규모가 큰 부천역점은 그 이상으로 계산되죠. 확진자 이동경로에 속하지 않는 이외의 매장 매출도 줄어들고 있는데요. 그 결과 쇼케이스, GV (관객과의 대화) 등의 영화 행사가 모두 잠정 연기, 취소되고 있습니다.
이는 온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한 결과로 보기는 힘듭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등의 성장과 함께 최근 개봉작들의 흥행 부진 역시 실적 부진의 이유가 될 수 있죠. 특히 CGV와 롯데 시네마는 중국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각 134개, 12개의 영화관을 임시 휴업해 그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테스트 못해요” 아모레 퍼시픽· 올리브영
손소독제,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겪었던 올리브영, 화장품 소매 유통 업종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특히 면세 판매 비중이 높고 중국 시장에 비교적 영향을 많이 받는 아모레퍼시픽, LG 생활 건강, 코스맥스 등의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되는데요. 해당 기업들은 전체 매출의 30~40%가 면세점에 의존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있다고 알려졌죠.
헬스 앤 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신세계 계열의 편집숍 시코르 역시 매장 내 코로나 대응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테스터 제품 관리,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매장 내 손소독제 비치 등으로 위생에 신경 쓰고 있지만 매장 방문 고객의 수는 줄고 있죠.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주춤하는 상황 역시 매출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테스터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줄어들었지만 항균, 항염 효과가 있는 뷰티 제품에 관심이 커져 틈새시장을 노리는 업체들도 있었습니다.
◎ 사상 초유의 셧다운, 현대·기아·쌍용·르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통, 항공 업계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 스마트폰 업체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국내 업체들에선 이 자동차의 혈관이라 불리는 와이어링 하네스의 8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쌍용차, 현대, 기아 자동차는 10일, 르노 삼성차 역시 11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는데요. 사상 초유의 셧다운 상황에 돌입했지만 현대, 기아차는 11일부터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생산을 재개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자동차 업계에 이어 스마트폰 산업에도 셧다운 여파가 확산되었습니다. 삼성 전자는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3,000만 대를 원가 절감을 위해 ODM(제조자 개발 방식)으로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삼성전자 전체 물량의 10%를 담당하는 중국 ODM 업체 윙테크, 화친 공장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LG 전자 역시 물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ODM 업체 공장 가동이 중단됐죠. 중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부품 납품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기업들에선 부품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단기적으로 항공, 여행, 유통업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했는데요. 장기전으로 이어졌을 경우 자동차, 석유 화학, 반도체 등의 중간재 사업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된 상황입니다. 기업은 물론 국민들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현 상황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