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만 가면..” 고등학생 시절, 많이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초, 중, 고등학교 교육 내내 대학 입시를 목표로 달리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정말 대학만 가면 적성, 진로 그 모든 것들이 해결될까요? 오늘 소개 드릴 분은 많은 학생들이 꿈꾸는 명문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공부했지만 방황하다 적성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찾았습니다. ‘대치동 캐슬’로 유명한 고대원 강사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고대원 강사는 카이스트 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교육공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공부라면 도가 텄을 그에게 학창시절을 묻자 “전 재수했어요.”라는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귀금속 장사로 생계를 책임졌던 어머니는 그의 학업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었습니다. 그는 부족하지 않은 지원으로 명문고로 소문난 경복고등학교에서 열심히 내신을 챙겼지만 수능을 망쳐 재수를 택했죠. 삭발을 하고 하루 15시간씩 공부를 하며 눈물의 1년을 버텨낸 끝에 카이스트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전공은 적성과 맞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금 선택하라면 서울대 원서 넣을 거예요. 아무래도 공학 계열 위주의 대학이라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지 못한 게 가장 미련이 남더라고요.”라고 밝혔습니다. 전공 공부보단 자존감 향상 모임, 상담 센터에서 정기 상담을 자주 받으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에 시간을 보냈죠. 취업이나 스펙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이런 경험들과 위기가 닥쳤을 때 이겨내지 못하는 이들을 보며 ‘교육’과 관련한 뜻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카이스트라는 공학계열에선 좋은 학벌을 가졌지만 취업 시장에선 수없이 낙방했습니다. 매번 전공과 무관한 교육 관련 부서에 지원했기 때문이죠. 결국 현대자동차에 합격했지만 지원한 교육팀이 아닌 IT 서비스 기획팀이라는 전공과 관련된 팀에 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자동차와 IT를 결합해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팀이었지만 그는 입사 1년 만에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본래부터 교육 쪽에 뜻이 있어서 안되면 사표를 낼 계획이었어요.” 입사 후 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였고 교육 관련 세미나 발표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승진을 앞둔 직원들, 우수 인재들에게 리더십을 교육하는 리더 육성팀으로 부서를 이동했죠. 하지만 신입에게 주어진 업무는 가벼웠고 인격이 이미 형성된 성인을 교육하는 일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퇴사를 결심합니다.

퇴사 후 고대원 강사는 대학 친구 둘과 취업 커뮤니티와 관련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해당 사업의 전망이 좋다고 판단했고 어느 정도 정보력을 갖춘 상태라 자신만만했죠. 하지만 커뮤니티 사업의 성과를 내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계산하지 못했습니다. 업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었고 ‘좋아하는 것’이 아닌 ‘잘 될 것 같은 분야’를 팠다는 깨달음과 함께 빠르게 사업을 정리했죠. 동료들은 사업 실패 후 돌아갈 곳이 있었지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30세가 된 고대원 강사의 돌파구는 또 다른 공부였습니다.

꿈꿔온 ‘교육’에 제대로 몸담고자 교육공학 석사에 도전했죠. 서울대를 선택한 건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인증된 학교였고 국내 대기업들이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협업을 요청하는 곳이라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5개월 만에 영어 면접, 전공시험까지 준비해야 할 정도로 시험은 까다로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적성에 맞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재직 당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고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석사 학위를 위해 공부하는 동안 목동에서 학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원장님과의 인연 덕분에 대치동에 입성하게 되었죠. 높은 교육열에 모두가 찾는 이곳의 교육이라면 뭐라도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현재 그는 백지 개념수업(백지에 개념을 정리하는 학습법), IT 기기를 접목한 교육, 습관 교육을 통해 초중등생 전부를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습관 교육의 경우 초기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해 현재는 수백 명의 학부모, 학생들과 함께 하루 루틴을 습관으로 만들고 기록해 성취감과 습관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죠.

학원 강사가 높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학생 수가 많은 고등부로 올라가거나 온라인 강의를 촬영하는 것이죠. 고등학생들 역시 인격이 형성되어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적은 인원이라도 초등생들을 교육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대신, 교육 공학 석사답게 다양한 IT 기기를 이용해 강의를 촬영하고 수업을 진행하다 기존 장비들을 활용해 얼마 전부턴 유튜브도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학력보단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세상이잖아요. 유튜브 역시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통로가 될 수 있고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유튜브에 도전해보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수려한 말솜씨까진 아니지만 적어도 생각하는 바를 확실히 말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준 유튜브 활동.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요즘은 영상을 보고 찾아오는 학부모님들이 많아졌을 정도로 ‘간접 홍보’효과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죠.

모두가 꿈꾸는 대기업에서 뛰쳐나온 걸 후회하진 않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후회는 하지 않아요. 다만, 신입 기준에서도 꽤 높은 수준의 연봉을 동일하게 맞춰주는 대기업에서의 경험으로 느낀 점은 있죠.”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강사 활동을 하다 보면 수입에 있어 편차가 큰 편임을 느끼게 된다며 안정적인 조직이 주는 위력을 절대 무시할 순 없다고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메가스터디 회장님 뵙는 게 꿈입니다.”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궁극적으로 교육을 업으로 삼아 학생들이 습관을 기반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고대원 강사의 목표죠. 앞으로도 본인처럼 길을 잃고 방황하는 학생들의 좋은 길잡이로 활약하는 모습,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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