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개설한 빌 게이츠 유튜브 채널
교육, 환경 등 주로 공익적 주제 다뤄
워런 버핏과의 브이로그도
일반인, 유명인 가릴 것 없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시대입니다. 신세경 씨가 유튜브에 등장하면서 ‘생태계 교란’이라며 한동안 떠들썩했지만 슈퍼주니어의 규현, 에이핑크의 정은지, 배우 천우희, 사업가 백종원 등 다수의 유명인 유튜버가 생기면서 이미 잘 알려진 사람이 유튜브를 하는 것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되었죠. 이렇게 유명인 유튜버가 늘어나다 보니, 사람들은 유튜브를 개설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까지 상상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이재용 회장의 경우 상상에 그쳤지만, 실제로 꾸준히 유튜브 영상을 올리는 세계적인 거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사람은 자산이나 인지도 면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능가한다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그 주인공입니다.
◎ 상상만으로도 재밌는 이재용 유튜브
명실 공히 국내 1위 기업인 삼성, 그리고 그런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국민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습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셀카를 찍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사람들은 유튜버가 된 이 부회장의 모습을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만약 이재용이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다면’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가상 유튜브 섬네일 이미지들이 담겨 있었죠. 섬네일에는 ‘직원들 몰래 아이폰 XS 구매한 후기’, ‘평양에서 김정은 마주친 썰’, ‘동생 몰래 신라호텔 계산 안 하고 튀기’ 등 이재용이라는 유튜버만이 만들어낼 수 있을 법한 영상 제목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이재용 진짜 유튜브 하면 좋겠다’, ‘아무리 봐도 신라호텔 먹튀 너무 웃긴다’, ‘이재용이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 하면 진짜 웃기겠다’ 등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7년 차 유튜버 빌 게이츠
이재용 부회장이 진짜 유튜버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부회장보다 부자이고 유명한 기업가도 몇 년째 유튜버 생활을 이어오고 있으니까요. 965억 달러의 자산으로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 순위 2위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2012년 7월, 꽤 오래전에 개설된 그의 유튜브는 현재 구독자 98만 6천 명, 누적 조회 수 7천만 회의 영향력 있는 채널이 되었습니다. 영상에 광고가 없는 걸 보면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것만은 분명한데요. 채널을 개설하고 빌 게이츠가 제일 먼저 올린 게시물은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진행하는 인도 에이즈 퇴치 및 보건 사업 프로젝트인 ‘아바한(Avahan)’에 관한 영상이었죠.
◎ 생명, 교육, 환경 등 공익적 영상 주제
빌 게이츠의 유튜브 영상들은 주로 공익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다’, ‘농업’, ‘에너지 혁명’, ‘기후변화’,’교육 향상’ 등의 재생목록에는 우리가 잊고 살기 쉬운, 하지만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상들이 올라가있죠. 자신이 가진 부와 영향력을 이용해 세상을 지금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빌 게이츠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여기까지는 빌 게이츠가 출연하는 공익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서 보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하지만 좀 더 ‘유튜브스러운’ 영상들도 찾아볼 수 있죠. 직접 써 본 제품을 소개하는 다른 유튜버들처럼, 빌 게이츠는 ‘2018년에 빌 게이츠가 사랑한 책 5 권(5 books Bill Gates loved in 2018)’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직접 읽은 책들 중 5 권을 추천하는데요. 빌 게이츠의 픽을 받은 것은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타라 웨스트 오버의 <에듀케이티드>, 폴 샤이르의 <아미 오브 논>, 존 카레이루의 <배드 블러드>, 앤디 퍼디컴의 <더 헤드 스페이스 가이드 투 메디테이션 앤 마인드풀니스>였습니다.
◎ 세계 2위 부자의 게스트는 세계 3위 부자
빌 게이츠 채널은 게스트의 스케일도 남다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가이자 세계 3위 부자인 워런 버핏이 빌 게이츠의 영상의 단골 게스트죠. 세계 2위, 3위 부자가 만났으니 뭔가 대단한 일을 하려나 싶은데, 이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사탕가게와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2018년 6월 20일 올라온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의 달콤한 노스탤지어’ 영상에서 두 사람은 좋아하는 사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을 즐긴 뒤 신문과 잡지, 책, LP 판 등을 구경했습니다. 해당 영상의 조회 수는 79만 4,398회를 기록했는데요. 사람들은 “이제 둘이서 데일리 브이로그 찍는 거냐”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올 6월 올라온 영상에도 워런 버핏이 등장합니다. 영상 속 두 사람은 버핏이 소유한 미국의 아이스크림 체인인 ‘데어리 퀸’으로 들어가는데요. 지난번처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려나 예상했던 것도 잠시, 이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카운터 뒤로 들어갑니다. 두 사람이 데어리 퀸 매장을 찾은 건, 일일 알바 체험을 위해서였던 거죠. IT업계와 투자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이들이지만 아이스크림 기계와 금전 출납기 앞에서는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금전 출납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낀 워런 버핏은 “돈 관리는 내가 할 테니 이런 첨단 기술은 빌 한테 맡겨”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죠.
워런 버핏은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지속적으로 거액을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졌습니다.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총 66억 달러(약 8조 96억 원)을 쾌척했죠. 세상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의기투합한 두 거부의 모습이 보기 좋은데요. 워런 버핏이 등장하는 빌 게이츠의 다음 영상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