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기념일’ 대체 공휴일 지정
2023년부터 적용
“환영” vs “휴일 남발”
직장인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내년도 공휴일을 찬찬히 살펴보곤 한다. 명절과 공휴일이 평일에 있으면 기뻐하지만, 가끔 주말과 겹치면 실망스럽다. 하루라도 더 쉴 수 있는 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특급 방안을 내놓았다.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은 현행법상 대체 공휴일 대상에서 빠져 있는 크리스마스와 부처님 오신 날을 대체공휴일 지정 대상에 포함하자고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이유로 “내수 진작, 국민 휴식권 확대, 종교계 요청 등 고려해 대체 공휴일 지정 확대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먼저 알려지자 국민들은 “공휴일 생기면 좋긴 좋은데 정부가 바로 제안을 받아들일까?”, “시행되어도 내후년부터 가능할 듯” 등의 반응을 보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단 하루 만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난 21일 추경호 부총리는 ‘2023 경제정책 방향 합동 브리핑’을 발표하면서 대체 공휴일 적용 대상에 부처님 오신 날과 크리스마스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부터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 8일)과 크리스마스(12월 25일)이 달력의 ‘빨간 날’일 경우 대체공휴일이 지정된다.
대체공휴일 제도 도입 이후 유통·여행·외식업계 등에서 내수진작 효과 뚜렷하게 나타나고 국민이 즐기는 휴식 효과도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정부와 여당이 한 뜻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부처님 오신 날과 크리스마스는 대체 공휴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휴일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초기에는 두 명절 연휴와 어린이날에만 적용됐고, 올해부터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국경일에도 확대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야호! 하루 더 쉴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내년 연휴 계획 미리 세워야겠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일요일이어서 당장 올해부터 시행됐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등 추가 휴일에 환호했다.
반면 “무슨 종교 기념일에 대체 공휴일을 적용하지? 언제 일하고 언제 돈 버냐”, “휴식권 보장한다는 정부가 주69시간 근무를 추진한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다 없다”, “국민의힘 야당인 시절에는 대체 공휴일 확대 그렇게 반대한 걸로 기억하는데? 민심 잡기 바쁘구나” 등 확대를 비판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편 대체 공휴일 시행령이 개정되면 내년 부처님 오신 날(5월 27일)은 토요일이지만, 대체 공휴일로 5월 29일 월요일에 쉴 수 있게 된다. 시행령을 개정하기 위해 정부가 국무회의를 열어 심의·의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