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vsLH 단지명 충돌
경기 고양, 인천 등 9곳 분쟁
“공공분양 티나…집값 떨어진다”
토지주택공사 LH가 전국 공공분양 아파트에 ‘안단테’라는 이름을 새로 달기로 했다. 고급형 브랜드를 만들어 내년부터 전국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입주 예정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입주 예정자들은 첫 입주를 하기 전부터 이름을 떼달라며 거부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공공분양 이미지로 인한 집값 영향을 걱정했다. 시공을 맡은 GS건설의 자이나 안되면 차라리 자체적으로 이름을 지어서 붙이고 싶다는 입장이다. 분양가가 민간단지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지 않은 만큼 입주민이 원하는 단지명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속해서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등기 이전 이후에 정식으로 절차를 밟겠다고 전했다.
현재 이름을 놓고 LH와 입주예정자들이 분쟁을 빚는 곳이 경기 고양, 인천 검단, 세종 등 전국에 9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예외 없이 안단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LH는 “이름을 짓는 것은 소유권자의 권리이고, 소유권 본능에 기해서 아파트 명칭을 변경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입주 후에 명칭을 변경할 시 기존에 설치된 명판 등을 철거하고 새로 설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고 했다.
지난 2019년도부터 초등학생들이 임대 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휴거지’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휴거지’는 휴먼시아와 거지의 합성어다. 논란 이후에도 관련 신조어는 급속도로 확산됐다. LH사는 사람을 줄여 ‘엘사’, ‘전거지’, ‘월거지’, ‘이백충’, ‘삼백충’ 등 가난한 사람을 향한 혐오 발언이 난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도시 초등학교 교사의 고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신을 초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동네에 브랜드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가 같이 있다. 브랜드 아파트 학부모들이 임대 아파트랑 학군을 분리해달라고 민원을 넣는다”며 “개념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이들 중에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애들이 있다. 기사로만 접했던 ‘휴거지’라는 말을 하더라”고 적었다.
또, “액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돈 몇 푼 더 가지고 있다고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그들이 이해가 안 된다. 나도 어릴 때 아버지 사업 실패로 사춘기 시기에 가난으로 고생했던 걸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