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 대출 회피
세입자 못 구한 집주인 ‘발 동동’
“계약하면 샤넬백 선물” 등장
한국은행이 사상 최초로 다섯 번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이달 12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한은은 물가 상승 압력과 외환 부문 리스크에 따라 정책 대응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금리 인상이 계속되며 세입자들이 대출을 꺼리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전셋값이 하락하며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지 못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계약되지 못한 전세매물이 쌓이며 전셋값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전세 매물은 1년 전 대비 각각 67%, 134% 급증했지만, 전셋값 지수는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전셋값 전망지수는 직전 달보다 4.3포인트 하락한 81.4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역전세난이 심화하며 충남 천안시에는 전세 계약을 하는 신규 세입자에게 1,300만 원에 달하는 샤넬 백을 선물하겠다는 집주인도 등장했다.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 4억 5,000만 원,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12월 말까지 입주할 세입자를 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2년 전 최고 4억 9,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전세 매물 수가 늘어나고, 전셋값은 급락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전세 3억 4,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차라리 전세보증금 깎아주는 게 좋을 듯”, “40평대 전세 4억인데 34평에 4억 5,000만 원이라”, “1,000만 원짜리 백 받고 깡통전세 되는 거 아닌지”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