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근로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집단인 만큼 기업과 사이가 좋을 리 만무한데요. 국내 대기업 노조 가운데서도 현대차 노조는 강성노조로 손에 꼽힙니다. 이들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 직전까지 정년을 늘려달라는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요구안을 들고 나와 종종 여론의 싸늘한 시선을 받기도 하죠. 이밖에 현대차 노조의 경우 사측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파업 카드’를 꺼내 들기도 하는데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협약(임단협)‘에 역시 노사 측은 첨예한 갈등을 빚었지만, 극적으로 잠정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노조가 파업 카드를 던져버리고 협상 의자에 앉도록 하기 위해 현대차는 그들에게 무엇을 제시했을까요?
노조가 동의한 사측의 제시안에는 기본금 7만5천원 인상, 주식 5주, 품질향상 격려금 230만원, 성과금 200%+350만원 등이 내용이 담겼습니다. 사측 교섭 위원이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끌어모아 마련한 제시안”이라고 말할 정도로 동종업계 대비 파격적인 대우라고 볼 수 있죠.
제시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기본급 인상 폭은 8만5
이와 관련해 대전 소재의 모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정년을 연장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청년들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등 사회 구성원들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라며 “노조는 정년 연장 카드는 버렸지만, 결과적으론 더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는데요.
교섭에 참석한 사측 대표는 “현대차 내부에서 세대 간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어 두 세대를 모두 챙기는 합의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현대차그룹 신입사원들이 잇따라 퇴사한 후 삼성전자 신입 공채에서 최종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대차 소속 한 직원은 “노조에서 MZ세대들이 원하는 성과급 대신 정년 연장만 주야장천 주장하고 있으니 대졸 사무직들은 ’절이 싫으니까 중이 떠난다‘는 심정으로 탈현대차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작년에도 잠정합의안을 52.8%의 찬성률로 턱걸이로 통과시킨 바 있는데요. 올해 최종 찬반 투표는 오는 27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과연 현대차 노사가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겨우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니만큼, 내달 첫주로 예고된 여름휴가 전까지 최종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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