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인기직업 ‘야쿠르트 아줌마’
근무시간 자율에 안정적인 수입
영업 압박에 상품 밀어내기까지

노란 옷에 노란 모자를 쓰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골목골목을 누비던 분들이 있죠. 바로 살구색 유니폼을 입고 상큼한 야쿠르트를 파는 아주머니 분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정겨운 이름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부르는데요. 손수레를 끌고 발효유를 팔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우리의 추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최근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동 카트를 끌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됐죠.

야쿠르트 아줌마는 근무시간 자율에 성과급 높은 대표 아줌마직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야쿠르트 아줌마의 현실을 알고 보면 꼭 그렇지마는 않습니다. 오늘은 근무시간 자율에 성과급 높은 대표 아줌마 직업 ‘야쿠르트 아줌마’의 현실을 알아봤습니다.

◎ 이젠 야쿠르트 아줌마 아닌, ‘프레시 매니저’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올해 1월 기준 1만 1천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야쿠르트 제품 설명 및 판매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하는데요. 이동형 냉장 카트의 등장으로 소고기뭇국이나 사골육수, 대파 육개장 등의 간편식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홀로 사는 노인에게 유제품을 전하며 안부를 살피는 업무도 하고 있죠.

그런데 최근 야쿠르트 아줌마가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3월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호칭을 ‘프레시 매니저’로 바꿨죠. ‘프레시 매니저’는 신선함을 뜻하는 ‘프레시’와 건강을 관리해 주는 ‘매니저의 합성어로,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며 고객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이 담겼습니다.

또 요즘 프레시 매니저들은 ‘코코’라고 불리는 전동 카트를 끌고 다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된 코코의 수는 9300대가 넘습니다. 다만 코코는 사용료 월 4만 원을 지불해야 하며, 자동차 운전면허나 원동기 면허, 다륜형 원동기 면허 중 한 가지를 갖춰야 합니다.

◎ 탄력적 근무에 안정적인 수입

야쿠르트 아줌마, 즉 프레시 매니저가 ‘대표 아줌마 직업’이라고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개인사업자인 프레시 매니저는 본인 여건에 따라 업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프레시 매니저는 일반 직장과 달리 남편이 출근한 뒤나 아이들이 등교한 후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에 주부들에게 프레시 매니저는 매력적인 직업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죠.

프레시 매니저는 수익 또한 안정적인데요.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1만 1천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 평균 수입은 2019년 기준 월 212만 원, 상위 50%는 약 270만 원이었습니다. 또 프레시 매니저로 처음 일하게 되면 기존에 일하던 분이 담당했던 지역을 인수인계받아 활동을 시작해 초기 진입장벽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죠.

무엇보다도 프레시 매니저의 가장 큰 장점은 초기 자본 없이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수입이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유통구조는 본인이 비용을 들여 상품을 매입한 뒤 판매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경우 활동 초기 많은 비용이 들 수 있어 가정과 일 두 곳을 돌봐야 하는 주부에게 많은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리스크를 회사가 부담하는 선 출고 후 입금 방식을 진행하고 있죠.

◎ 연차수당, 퇴직금도 없어

하지만 프레시 매니저의 발이 되어주는 전동카트 ‘코코’는 때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 코코는 인도가 아닌 차도에서 운전해야 하는데요. 이에 코코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2종 원동기 면허 또는 운전면허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대 시속 8km에 불과한 코코가 차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규정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실제 지난 3월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야쿠르트 전동카트가 인도에 들이받아 프레시 매니저가 숨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죠.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정부의 노동 정책에 발맞춰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등 프레시 매니저의 근무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프레시 매니저는 개인사업자로, 4대보험 중 산재보험을 제외한 다른 보험은 가입돼있지 않습니다. 연차수당은 물론 휴가, 퇴직금도 받을 수 없죠. 실제 지난 2002~2014년 한국야쿠르트 위탁판매원으로 일한 A 씨는 위탁판매 계약 종료 후 한국야쿠르트에 퇴직금과 밀린 연차수당을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위탁판매원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라며 한국야쿠르트의 손을 들어줬죠.

오늘은 성과급 높은 대표 아줌마 직업 ‘야쿠르트 아줌마’의 현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근무 시간을 본인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주부들에게 굉장한 메리트입니다. 하지만 최대 시속 8km에 불과한 코코가 차도로 이동해야 한다는 규정은 하루빨리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앞으로도 프래시 매니저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으며 일할 수 있는 제도가 계속해서 생겨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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