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협찬, 브랜드 타깃층 맞아야
스타일리스트, 고된데 급여도 짜
의상 홀딩 취소하는 갑질 협찬사
진상 스타일리스트, 연예인도 문제
방탄소년단, 아이유처럼 핫한 연예인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죠. 바로 화려하고 개성 있는 스타일링입니다. 입는 옷에 따라 이미지가 180도 달라지는 연예인에게 스타일링은 필수 조건인데요. 이렇게 연예인들이 입는 화려한 의상은 ‘협찬’ 없이 절대 불가능합니다.
이에 연예인들은 자신의 스타일링을 도와주는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곤 하죠. 또 홍보대행사를 통해 의상을 협찬해줄 협찬사를 소개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연예인의 화려한 의상과는 달리 연예인들의 의상협찬 과정은 결코 화려하지 않은데요.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정작 연예인도 몰랐던 연예인 스타일리스트가 밝힌 의상협찬의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 의상협찬, 생각보다 까다로워
과거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개그맨 양세형의 스타일리스트인 변진수 씨가 양세형의 협찬 의상을 구하러 다니는 모습이 방송됐죠. 그는 “스타일리스트가 원하는 옷을 고르고 옷이 노출될 프로그램과 대여 기간을 협찬사에 말해야 한다. 누가 입는지, 어떤 프로그램인지에 따라 협찬 기준이 까다롭다”며 연예인 의상협찬 과정을 설명했는데요. 실제 변 씨는 셔츠 하나를 골라 양세형에게 협찬해 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협찬사는 “브랜드 타깃층이 아니라 힘들다”며 거부했죠.
이에 변 씨는 “브랜드마다 원하는 타깃층이 있다. 주요 타깃층은 아이돌이나 배우다. 개그맨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는 못 봤다”며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의상협찬을 거부당한 채 여러 협찬사를 돌며 전전긍긍하던 그는 결국 옷 몇 벌과 가방 하나를 협찬해주겠다는 협찬사를 찾았죠. 이 협찬사 직원은 “양세형 씨가 호감형 이미지이니 이 가방을 꼭 메달라”며 당부했습니다.
◎ 고된 노동에 짠 급여까지
이렇게 스타일리스트는 담당 연예인에게 어울릴 옷을 협찬 받기 위해 매일 협찬사를 뛰어다닙니다. 의상이 마음에 든다고 무조건 협찬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죠. 인기 없는 연예인은 다른 톱 배우에 밀려 홀딩해놨던 의상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갑질’을 당하기도 합니다. 빌린 협찬의상을 반납하는 일 또한 스타일리스트의 몫인데요. 그럴 때면 여러 벌의 옷이 담긴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협찬사가 몰려있는 압구정 거리를 헤매야 하죠. 이들은 고정적으로 쉬는 날도 없습니다.
스타일리스트는 급여 또한 박봉인데요. 실제 모 배우의 스타일리스트로 근무했던 박 양은 “경력에 따라 급여가 올라 120만 원까지도 받아봤지만, 첫 월급은 0원이었다. 처음 반년 동안은 월급이 30만 원이었고, 24시간 ‘5분 대기조’로 살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 무책임한 일부 스타일리스트
그런데 연예인 의상협찬에 있어 힘든 건 스타일리스트뿐만이 아닙니다. 대행사와 의류업계도 일부 무책임한 스타일리스트 때문에 곤욕을 치를 때가 많죠. 실제 배우 김 양의 스타일리스트는 옷을 빌린 뒤 연락처를 바꿔 대행사와 의류업체를 난감하게 했습니다. 간신히 알아낸 연락처로 전화해 따졌더니 돌아온 대답은 “바뀐 연락처를 집단으로 발송했었다”는 무책임한 해명뿐이었죠.
배우 박 군도 협찬 의상 반납이 착실하지 못한 스타일리스트 탓에 대행사로부터 점수를 깎였습니다. 증거물인 착장 사진이 눈에 띄게 줄어든 점도 문제가 됐죠. 배우 정 양의 스타일리스트는 반납일이 한참 지난 뒤 오염된 의상을 반납하면서도 사과 한마디가 없어 모두를 당황케 했습니다.
◎ ’진상’ 연예인도 문제
문제는 스타일리스트뿐만이 아닙니다. 유명하지도 않으면서 증정을 요구하는 일부 연예인도 있죠. 실제 배우 최 군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러브콜이 쏟아진다”며 증정을 요구했는데요. 업체 측은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다”며 거절했습니다. 또 배우 김 양은 국산 브랜드 컬렉션에서 “옷이 다 별로다”며 콧대를 높이더니, 해외 유명브랜드 행사엔 활짝 웃으며 참가해 모두를 허탈하게 했죠.
기껏 의상을 협찬해줬더니 초상권을 들먹이며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연예인도 있습니다. 소속사는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에서 입었다고 주장하지만,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의류업체와 대행사는 난감할 뿐이죠. 이에 대행사 관계자는 “반말에 예의 없는 스타일리스트나 연예인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고 비위 맞춰가며 옷 한번 입혀보려 할 때면 스스로가 애처롭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연예인들의 뒤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협찬의상 하나를 받을 때도 스타일리스트와 홍보대행사, 의류업계 등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죠. 유명인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활용한 마케팅도 좋고, 예쁜 옷도 좋습니다. 하지만 홍보대행사와 의류업계, 스타일리스트와 연예인 모두 서로에게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야 윈윈(Win-Win)할 수 있을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