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타격 큰 항공업계
임금 삭감부터 무급 휴직까지
비행 노선 축소, 운휴로 막막한 승무원들
항공사별 대응과 급여체계 알아보니
코로나19로 최대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며 항공 이용객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데요. 대한항공의 2월 여객 수송인원은 172만 9001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1.3% 감소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선 임원 사표 제출, 무급 휴직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죠. 그 결과 비행 스케줄에 좌우되는 급여를 받는 승무원들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승무원 급여의 핵심, 비행 수당
승무원의 급여 체계는 기본급, 비행수당, 상여금, 해외 체류비 명목으로 나오는 퍼듐으로 이뤄집니다. 기본급이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비행 스케줄과 비례하게 비행수당, 퍼듐이 지급되는 구조이죠. 평균 비행시간 80~90시간을 기준으로 아시아나 승무원은 기본급 180만 원을 포함, 비행수당, 퍼듐, 상여금을 더해 45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습니다. 대한항공 역시 세후 30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죠.
저가 항공사(LCC) 승무원의 급여는 어떨까요? 아시아나의 계열사인 에어부산 승무원의 경우 기본급 180만 원으로 동일하나 상여금을 제외한 퍼듐, 비행 수당을 포함해 월 270~280만 원 정도를 받습니다. 제주항공 역시 정규직 기준 4천만 원대의 높은 연봉을 자랑하죠.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항공 이용객이 감소하며 운휴를 결정하는 항공사가 늘고 있는데요. 이는 곧 비행 횟수와 직결되며 퍼듐, 비행 수당이 급여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승무원의 급여에 타격을 주는 것입니다.
◎ 무급 휴가 이어 월급 삭감, 항공사별 대응
하늘길이 막히자 항공사에선 각자의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대부분 무급 휴가,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임원 임금을 반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한항공에선 3월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지난해 단기 무급휴직 시행 및 희망퇴직을 신청받았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 임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임금 일부를 반납했죠. 전 직종 무급 휴직 10일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에어부산은 임원진이 임금의 일부를 반납했고 전 직원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시행했습니다. 이스타항공에선 임원 임금 일부 반납 및 직책수당 반납, 전 직원 대상 근무일·시간 단축제와 함께 최대 3개월 무급 희망 휴직을 실시했죠. 제주항공에선 승무원을 대상으로만 진행했던 무급 휴가 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습니다. 진에어, 티웨이 항공 역시 무급 휴직, 임금 삭감, 경영진 임금 일부 반납 등의 방법을 택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 대한항공 확진자 등장, TK 승무원 “쉬라”
대한항공의 한 객실 승무원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대한항공은 확산을 막기 위해 내달 4일까지 임산부 직원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 경북지역 출신, 혹은 방문 이력이 있는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차 소진 촉구에 나섰습니다. 현장 접객 직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재택근무를 허용했죠. 공항동 본사와 서울 중구 사옥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등 확산 방지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회사가 힘드니까..” 기다린 결과는?
상황이 악화되며 임원부터 직원까지 항공사의 비상 경영 체제에 순응하고 있지만 억울한 상황을 겪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의 한 승무원은 무급휴직과 주 4회 근무와 월급의 80% 지급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후자를 택했는데요. 월급 당일이 되자 사 측에서 월급의 40% 지급과 연말정산이 미뤄졌다는 통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 측에선 연말정산 금액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를 추후 지급한다고 전했죠.
실제로 급여 통장에 찍힌 금액은 평소보다 매우 적었음에도 “회사가 힘드니까”라는 생각으로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소식은 더욱 충격적이었는데요. 고용보험, 국민연금 미납, 앞으로 3개월 치 급여는 지급이 불가하다는 것이었죠. 고객 환불 급증과 매출 급감으로 자금 운용이 어려워졌다는 것이 사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일본 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의 여파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며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곳은 저가항공사입니다. 사태 회복까지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대형 항공사에서도 비상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생계는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두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사태가 정상화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