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제작 영화 ‘백일몽’
조현민 사장, 시사회 참석
“‘택배’ 재해석한 이야기 담아”

물류를 섹시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여름, ‘갑질 논란’ 이후 4년 만에 미디어 공개 행사에 선 조현민 한진 사장의 발언이다. 기상천외한 멘트로 모두를 놀라게 한 조현민 사장, 한동안 잠잠하더니 의외의 장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단편영화 ‘백일몽’의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차희·이태영, 홍영아 감독 등 주연과 제작진이 참석한 이 자리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다.

조 사장은 왜 영화 시사회에 왔을까? ‘백일몽’은 한진의 후원을 받아 만들어진 택배 소재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코로나19 한복판에 서 있는 한국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한 청년과 치매를 앓는 노모 사이의 이야기를 다뤘다.

한진 측에 따르면 이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택배‘에 관한 이야기가 단순히 마케팅 소재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 포장하기에 주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탈리아 골든단편영화제·미국 WRPN여성국제필름페스티벌·미국 뉴포트비치필름페스티벌 등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는 성과를 이뤘다고.

조현민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영화에 관해 “한진 대표 사업인 택배를 재해석하고 우리 삶의 애환을 담는 이야기로 해석하고자 했다”며 “물류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올해 게임, 웹툰 등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그 연장선에서 영화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진은 물류업계 최초의 가상공간인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모바일게임 ‘택배왕 아일랜드’를 세상에 내놓기도 했다. “섹시하지 않았던 물류를 섹시하게 만들겠다”고 밝힌 조 사장의 공격적인 콘텐츠 전략이다.

한편 한진그룹 3세 조현민 사장의 이사회 입성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전망이라고 한다. 이날 시사회에서 등기임원 선임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조 사장은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고, 책임영역에 관한 문제도 있다”고 답했다. 재계는 ‘스스로 실력을 더 쌓겠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조현민 사장이 경영에 복귀하며 한진 마케팅총괄 전무로 입사한 2020년, 한진의 연결매출은 2조 2,157억 원에서 이듬해 2조 5,041억 원으로 13% 증가했다. 올해는 2조 8,940억 원으로 추정되며, 수익성도 향상됐다. 지난 3분기까지 한진의 영업이익은 91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1% 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물류업계에선 조현민 사장의 다음 문화 콘텐츠 아이템과 등기임원 등극 시기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조 사장은 당분간은 현재 맡고 있는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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