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겪는 롯데건설
사재 투입한 신동빈 회장
롯데건설 대표이사 전격 교체
롯데건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재(私財)까지 투입하며 롯데건설 살리기에 나선 인물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유상증자 시행에 따른 최대 주주 등의 주식 보유 변동 현황을 지난 22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9일 롯데건설 보통주 9,772주를 11억 7,254만 원에 취득했다.
이번 취득으로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건설 주식은 18만 8,660주에서 19만 8,432주로 늘어났다. 지분(0.59%)은 변동이 없다. 책임경영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최근 레고랜드 부도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계열사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롯데건설은 1조 4,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지난달 18일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같은 달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 원을 차입했다.
이달 들어서는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에서 각각 3,000억 원과 1,000억 원을 3개월간 차입하기로 했다.
지난 18일에는 하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모두 3,500억 원을 차입하면서 롯데물산이 자금 보충 약정을 맺기도 했다.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가 그룹 전반 위기로 번질 우려가 지속되자 롯데그룹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룹 전체의 현금성 자산이 15조 원 이상이라 부채를 충당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전체 차입금 중 장기차입금 비율을 70%대로 유지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그룹 전체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을 약 15조 원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건설의 대표이사가 전격 교체됐다. 롯데그룹 전체 정기 임원인사는 미뤄져 다음 달 중순쯤 단행될 전망이다.
당장 위기에 놓인 롯데건설부터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 조직을 정비하고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근 롯데건설은 이사회를 열고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기존 하석주 사장이 임기 만료로 4개월여를 앞두고 먼저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의 대표이사는 6년 만에 교체되는 것이다.
신 회장의 신임을 받으며 2017년부터 롯데건설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온 하 사장은 이번 유동성 위기 확산에 부담을 느껴 두 차례에 걸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박 신임 대표이사는 1985년 롯데건설로 입사해 롯데정책본부 운영팀장과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건설업과 그룹 전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물산 재임 시절에는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하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뛰어난 리스크 관리와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