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공유 서비스 ‘소리바다’
2000년대 휩쓴 프로그램
지난달 상장폐지, 파산 예정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음악 스트리밍 앱은 무엇일까?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유튜브 뮤직이 1위를 차지했고, 멜론이 뒤를 이었다. 이 다음으로 지니뮤직, 플로, 네이버 바이브 등 한 번씩 들어본 앱들의 이름이 나열됐다. 하지만 여기에 ‘소리바다’는 눈 씻고도 찾을 수 없었다.

지금은 대부분 음원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듣는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MP3가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에는 음원을 P2P(개인 간 파일 공유) 방식으로 공유했고, 다운로드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MP3는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확산돼 1998년부터 대중화됐다.

소리바다는 흐름을 타고 2000년 세상에 나왔다. P2P 방식 무료 음원 공유 서비스로, 출시되자 재생용 MP3 파일 공유 시장을 주도했다. 이전까지 카세트테이프나 CD를 돈 주고 사서 음악을 듣던 소비자들은 이제 가수의 새 노래가 나오면 컴퓨터를 켜 신곡을 다운받곤 했다.

MP3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소리바다는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리면서 회사 설립 4년 차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시기 누적 가입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경쟁사도 없이 잘 나가던 소리바다는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 고비를 맞는다. 음반 제작사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연달아 고소당한 것이다. 2005년 한국음원제작자협회는 소리바다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으며, 이듬해인 2006년에는 국내 음반기획 및 제작사 60곳이 소리바다를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소리바다는 서비스 중지 가처분 결정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2007년 유료 모델로 전환했다. 정당한 방법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사이 멜론과 벅스의 등장으로 경쟁에 밀리기 시작했다.

멜론, 벅스 외에도 다양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겨나자 소리바다가 시장에 발 디딜 곳은 점점 좁아져 갔다. ‘소리바다 어워즈’라는 자체 시상식도 만들며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적자만 늘어날 뿐이었다. 게다가 최근 2년간은 최대주주가 다섯 번 바뀌는 등 경영권 분쟁도 이어졌다.

간신히 버텨온 소리바다는 지난 9월에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정리매매 마지막 날 63.33% 급락한 5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된 지 16년 만에 주식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다.

그리고 지난 14일, 파산 수순을 밟는단 소식을 알렸다. 서울회생법원 재판부는 “소리바다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지 않다”며 소리바다의 회생 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 절차가 폐지된 소리바다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파산뿐이다.

이 같은 근황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한 시대가 저무는구나”, “어렸을 때 뭣도 모르고 이용했었지. 그시절 노래들도 기억난다”, “잘 가, 내 추억”, “옛날에 이미 망한 줄, 오래도 버텼다”, “우리나라 음악시장 1세대였는데 아쉽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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