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1,037억 원
김범석 의장 “투자는 계속”
적자 사업 ‘로켓배송’ 유지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올 3분기 7,742만 달러(약 1,03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은 51억 133만 달러(약 6조 8,383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46억 4,470만 달러) 대비 9.8% 증가했다. 순이익은 9,067만 달러(약 1,215억 원)를 올렸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뒤 낸 영업손실 규모는 총 6조 원에 달한다. 대부분의 손실은 물류 인프라 투자에서 발생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축구장 500개 크기로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크다. 배송 인력도 직고용했다. 시장에서는 “사업 모델의 지속성이 없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2014년 1,215억 원의 적자는 지난해 1조 8,040억 원까지 불어났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그 후엔 스스로 굴러가며 더 큰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앞으로도 투자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 의장은 지난 9일 미국에서 발표한 온라인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가 불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했다”며 “현금 흐름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흑자 달성 원동력에 대해 “자동화 기술을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첫 번째로 꼽았다. 쿠팡은 거액을 투자해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스템 없이 일반 트럭으로 신선상품을 배송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그는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쿠팡은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 시스템을 통해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전년 대비 50% 이상 줄였다”고 강조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 있는 활성고객 수는 1,799만 2,000명으로 지난해 3분기(1,682만 명)보다 7% 늘어났다.
쿠팡이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뉴욕증시에서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쿠팡은 종가 대비 10.5% 오른 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의 첫 흑자전환은 아마존, 알리바바 같은 유수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부진에 빠진 와중에 거둔 성과다.
아마존은 지난해 인플레이션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비용 증가,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 둔화 등이 겹친 영향으로 1분기 순손실 38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알리바바도 뉴욕증시 상장 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0.0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