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과 진학 여대생 비율 7%
OECD 최저 수준·한국 3분의 1
“이과가면 결혼 늦고, 학비 비싸”

인공지능(AI), 디지털 대전환(DX), 탈석탄화 기술 관련 인재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본이 낮은 이공계 진학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의 이공계 학위 취득자 비율은 35%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공계 학위 취득자 비율은 영국이 45%로 가장 높았고, 한국과 독일도 42%에 달했다. 미국은 38%였지만 문·이과를 동시에 전공하는 비율이 높아 이공계생이 부족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유일하게 일본보다 이공계생 비율이 낮은 프랑스(31%)도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모호하다. 프랑스는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과목을 문학, 경제사회, 과학 등 3개 코스에서 하나로 통합했다.

일본의 극단적인 문과 편중을 보여주는 사례가 여자대학교 공학부 비율이다. 올해 4월 나라여자대가 공학부를 신설하기 전까지 일본에는 공대가 있는 여자대학이 없었다. 일본 최고 명문여대 오차노미즈여대도 내년에 공학부를 신설할 예정이지만 공학 전공 여대생을 늘리기 어렵다는 평가다.

부모들은 딸이 이공계를 선택해 대학원을 졸업하면 결혼이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싼 학비도 장애물이다. 남녀공학인 나고야대와 시바우라공대는 입시 전형에 ‘여성 할당제’를 도입했지만, 성평등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로 수험생 획득 경쟁이 치열하다. 입시 과목에 수학을 넣는 순간 지원자가 감소하다 보니 대학에서도 공대를 키우기 어렵다. 일본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도 문과 계통 중심이다.

일본 여대생 중 이공계 분야로 진출하는 비율은 7%로 OECD 최저 수준이다. 이공계 진출 여학생 21%인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일본 여성의 인문 계열 졸업자는 67%, 공학 계열 졸업자는 16%다. 이학계열 졸업생도 여학생은 29%에 그쳤다.

보다 못한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총리 직속 교육미래창조회의에서 이공계생 비율을 10년 이내에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공계 학부를 신설하거나 늘리는 대학에 3조 원 규모의 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공계 학과를 신설하거나 늘리는 대학에 최대 20~30억 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정부의 사립대 지원 금액은 학교당 평균 4억 8,000만 엔인데, 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수 년 치 재정지원을 한 번에 받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일본 정부는 일본 경제를 회복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IT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2030년 IT 분야에서 인재가 최대 79만 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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