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골프장 지하 비밀공간
유럽 최대 지하 빗물 저류조
오 시장 “벤치마킹하기 적절”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숨겨진시설물을 보고 눈독을 들였다고 한다. “벤치마킹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는데, 어떤 시설물일까.

최근 오 시장은 국외 도시 정책 탐방과 올림픽 유치 활동 등을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섰다. 그는 스페인에 방문했을 때 마드리드 컨트리클럽(CC) 쪽으로 향했다.

골프장을 끼고 있는 공원 한가운데 지하 주차장 입구처럼 생긴 시설물이 있었다고. 주변에서는 희미한 하수 냄새가 났으나, 악취 수준은 아니었다고 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설물 내부로 들어서자 마스크가 필요할 정도의 하수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고. 좀 더 진입하자 어두컴컴한 지하 터널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스페인 마드리드 만사나레스강 인근에 있는 유럽 최대 지하 빗물 저류조이자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빗물 터널) ‘아로요프레스노 빗물 저류조’다.

지상에서 22m 밑에 있는 시설물로 마드리드시가 지난 2008년에 지었다.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비가 내리면 우선 이곳에 빗물과 하수를 저장한다고.

축구장 5개를 합친 대형 물그릇은 40만㎥ 저류 용량을 갖췄다. 유럽 최대 지하 빗물 저류조로 마드리드시가 1,747억 원을 투입해 건설했다.

약 330만 명의 마드리드시 주민이 사용한 생활 하수와 빗물은 각각 하수관과 우수관을 거쳐 한곳으로 합쳐지고, 3.6km 길이의 집수관(지름 6.7m)을 타고 이곳으로 흘러들어온다.

잔여 저류 용량이 넉넉하면 물을 한동안 가둬두기도 하고, 용량이 다 차면 다시 만사나레스강으로 방출한다. 방출 전에는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정수 방식의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다.

마드리드시는 외곽 만사나레스강을 따라 설치한 총 36개 빗물 저류조와 이 저류조들과 연결된 대형 집수관을 통해 도심지 침수와 가뭄에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면 빗물 저장고가 되기도 하고, 강 유량이 부족해지면 모아둔 물을 풀어주는 일종의 ‘지하 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총 36개 빗물 저류조의 저류 용량은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 391개를 합한 정도인 132㎥에 달한다. 서울시가 설치하려고 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과 아로요프레스노 빗물 저류조와 연결된 대형 집수관은 비슷한 기능을 한다고.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서울 도심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 빗물을 주변 하천과 한강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집중 호우로 피해가 컸던 강남역 주변을 비롯, 광화문, 도림천 일대 등 3곳에 2027년까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지난 10년 정도를 돌아보면 이젠 장마철이라고 분류하기 힘들 정도로 강수 패턴이 바뀌었다. 마드리드가 13년 전부터 활용하고 있는 이 시설은 서울이 벤치마킹하기 굉장히 적절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수 예방 기능도 중요하지만 수질 오염을 생각해서 하수처리 시설에 신경 쓴 게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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