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월급 100만 원 시대 가까워
초임 장교 봉급 최저임금에도 못미쳐
‘군인 봉급 역전’ 현상 우려도
간부 지원율 하락 추세
병사 월급 100만 원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200만 원 시대도 머지않았다. 그만큼 병사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이뤄진 셈인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간부들의 봉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간부가 병사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군인 봉급 역전’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형국이다.
내년부터 병사 월급은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사실상 130만 원으로 오른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67만 6,100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 32만 3,900원이 올라 100만 원이 된다.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내일준비적금의 정부 지원금은 월 최대 14만 1,000원에서 30만 원으로 오른다.
이로 인해 사실상 병장 월급이 130만 원(월급 100만 원‧지원금 30만 원)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3년 뒤인 2025년에는 205만 원(월급 150만 원‧지원금 55만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상병 월급은 61만 200원에서 80만 원, 일병은 55만 2,100원에서 68만 원, 이병은 51만 100원에서 60만 원으로 오른다.
월급과 적금 지원금 인상으로 개인 납입금 최대 액수를 내고 내년 12월에 전역하는 인원은 약 1,197만 원을 모을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복무 경력, 숙련도, 역할 비중, 진급의 동기 부여 등을 고려해서 계급이 오를수록 인상액을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간부들의 봉급이다. 현재 초임 부사관‧장교 모두 1호봉 월급이 200만 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병사보다 간부가 적은 급여를 받게 되는 ‘군인 봉급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
특히 장교 봉급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소위 3호봉, 중위 1호봉까지 200만 원이 되지 않는 봉급을 받고 있다.
소위 1호봉은 175만 5,500원, 2호봉은 185만 9,000원, 3호봉은 196만 2,500원을 받고 있다. 중위 1호봉은 192만 900원을, 2호봉은 200만 원을 겨우 넘는 203만 원을 받는다.
현재 최저임금은 191만 4,440원으로 소위 2호봉까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봉급을 받는 셈이다. 중위 1호봉은 최저시급보다 6,000원 정도를 더 받는 수준이다.
간부 월급이 인상되지 않는다면 3년 후 병사 월급이 초임 장교들의 월급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추세 때문에 간부 지원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부사관과 장교 지원자 수는 이미 크게 줄어들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각 군 부사관 모집 목표에 미달한 인원 규모는 2017년 1만 2,200명, 2018년 1만 4,300명, 2019년 8,100명, 2020년 1만 400명, 지난해 9,700명에 달했다.
장교 지원율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 시작해 5월에 마감한 올해 육군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 경쟁률은 2.4 대 1이다. 지난 2015년 4.5 대 1과 비교하면 지원자가 반절 수준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봉급 역전이 현실화하면 부사관‧장교 지원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2023년 예산안에서 부사관‧장교를 위해 단기복무장려금 등을 인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