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관광산업 침체
지난 6월 대마 합법화
관련 안내 및 경고 필요
일부 국가의 해외여행이 풀리기 시작하며, 2년 만에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태국은 저렴한 물가와 맛있는 음식,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가성비 좋은 여행지로 꼽힌다.
태국은 국내총생산의 12%를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국가였다. 코로나 유행 정점이 지났지만, 침체했던 관광 산업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태국은 야외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대마를 합법화했다.
태국은 지난 6월 9일부터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고 사용’하는 것을 합법화했다. 이에 따라 대마의 가정 재배도 가능해졌다. 정부가 직접 대마초 묘목을 나눠주며 가정 재배를 독려하기도 했다.
수년 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태국은 이제 ‘대마 천국’이 됐다. 현지 카페나 식당, 노점상까지 대마를 넣은 음료를 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 관광지로 손꼽히는 카오산 로드의 경우 늦은 시간대에 방문하면 거리에서 대마초 특유의 ‘비릿한 쑥 타는 냄새’가 풍겨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사정을 사전에 파악하지 않고 방문하면 의도치 않게 대마를 섭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태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A씨는 “길에서 대마 가루 같은 걸 작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 팔았다. 길에서 파는 초록색 아이스크림이나 초록색 푸딩 같은 간식거리도 대마가 들어간 음식이다”며 “메뉴판에 ‘happy’나 ‘high’처럼 대마를 직접적으로 뜻하진 않지만, 마약을 연상케 하는 단어들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식당에서 웰컴 드링크로 초록색 잔에 담긴 음료를 받았는데 혹시 싶어 물어보니 대마초 즙을 넣은 차라고 했다”며 “간판이나 메뉴판에 대마 잎을 그려놓기도 하지만, 일부 메뉴는 넣기 전에 묻는 게 아니라 빼달라고 하지 않으면 넣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보통 대마가 첨가된 음식은 300~500밧(약 1~2만 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대마는 소량만 섭취해도 검출이 가능하다. 태국 정부는 현재 대마 제품의 THC 함량을 0.2%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대마가 여러 식품에 첨가되고 있는 만큼 함유량을 알기는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별다른 조치 없이 ‘스스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조심하라’는 정부의 태도다. 현재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누리집 첫 화면에 태국 여행 시 대마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성 게시글만 게재해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태국 관광청과 우리 정부 차원에서 확실하게 안내하고 경고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