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가족들이 범죄 가담한 혐의
“횡령 금액인 줄 몰랐다” 발뺌

국내 임플란트 1위 기업은 ‘오스템임플란트’(오스템)였다.

‘상장사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오스템에서 직원 이 씨가 돈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횡령 금액이 무려 2,000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직원은 사내 자금관리 팀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곳간지기였던 그가 현재까지 횡령한 금액으로 확인된 것만 2,215억 원에 달한다.

오스템이 2,047억 원짜리 회사였던 것을 감안하면 회사 규모보다 더 큰 규모의 돈을 빼돌린 셈이다. 투자자금까지 몽땅 챙기면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돈의 규모가 커졌다.

이 씨는 엄청난 돈을 가지고 무엇을 했을까.

이 씨는 횡령금을 주식 투자, 금괴 구입, 부동산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사용하고 남은 돈은 고작 335억 원. 그가 날린 돈은 1,880억 원에 달했다.

그렇다고 그가 주식을 통해 이득을 본 것도 아니었다.

그가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금액은 761억 원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수천억 원의 돈을 갈취당한 오스템임플란트는 2만여 명의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묶인 상황에서 상장폐지가 검토됐으나, 최종 상장 유지됐다.

그렇게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경제는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을 입수해 보도했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확인, 죄를 묻기 위한 혐의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이 직원은 지난해 11월 횡령 사건이 드러나기 전부터 경기도 파주의 오피스텔을 분양받고, 여동생과 함께 리조트 회원권을 구매했다. 합쳐서 1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부동산과 리조트 회원권은 75억 원 규모였으며, 대부분의 범죄행위는 이 씨가 단독으로 자행했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해당 진술을 부정하고 더 큰 규모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전세 보증금과 차용증을 쓴 사실을 통해 오히려 이 씨의 아내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이 씨의 가족들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이 씨의 처제는 자신과 남편(동서) 핸드폰 2대를 이 씨에게 제공했다. 타인 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하도록 양도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행위다.

게다가 이 씨의 여동생은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넘겨줬기 때문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이 씨는 여동생과 함께 경기도 파주의 금 거래소에서 금괴 855kg을 681억 원에 구입하고 아버지의 자택 등 3곳에 나눠 숨겨둔 사실도 있었다. 이 800kg이 넘는 금은 아버지가 같이 숨겨줬다고 한다.

사실상 이 씨의 가족들이 2,000억 원을 지키기 위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씨의 가족들은 그동안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범죄사실을 전면 부인해왔다.

이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돈이 횡령 금액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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