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수면 빚 가장 많아
관련 시장 146조 규모 성장 전망
수면 보조제품 각광
수많은 연예인이 스스로 ‘수면 장애가 있음’을 고백했다. 수면 시간이 일정치 않고, 스트레스로 인해 밤에 잠 못 드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수면 장애는 남녀노소를 가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불면증이 ‘연예인 인기의 척도’라고 불릴 정도다. 심리상담에서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다.
일부는 아예 수면 장애를 ‘선진국병’이라고 취급한다. 미국 성인의 75%가 수면 장애를 겪는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었다.
최근 수면 장애는 크게 늘었다. 덥고 습한 열대야의 영향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의 수면 시간은 기후를 제외하고도 세계적으로도 매우 적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집계됐다. 약 41분 더 부족했다.
씰리침대에 따르면 한국은 누적된 수면 부족 ‘수면 빚’이 가장 많은 나라다. 대한민국 여성은 약 15일, 남성은 약 18.5일이다. 불면증을 겪는 비중은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수면장애 진료 환자는 2014년 42만 명에서 지난해 72만 명으로 매년 평균 약 8.1%씩 증가했다. 지난 2018년부터는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수면다원검사’가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수면 장애가 경제적인 손실을 끼친다는 결과도 있다.
맥킨지 컨설팅은 독일이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지출이 매년 78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호주는 수면 장애로 발생하는 직간접적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수면 부족에 따른 생산성 감소로 발생하는 손실이 근로자 1인당 연평균 170만 원에서 4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단순히 질병으로 이어지는 수면 장애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으로 인한 판단력 저하에 따른 무분별한 의사결정을 고려했을 때의 결과다.
이에 따라 사업가와 기술자들은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CES에서도 수면 도움 기술(슬립테크)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2017년부터는 아예 박람회 내 슬립테크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매년 이 슬립테크관에서 수면을 돕는 다양한 수면 보조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반지를 통해 수면의 질과 상태를 측정하는가 하면, 매트리스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서 열대야를 극복하는 기술도 있었다.
아예 헤드폰으로 뇌파를 측정해 소음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모니터링해 분석하는 기술, 수면 중 스마트폰이 숨소리를 녹음해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방식도 개발됐다.
수면 중 움직임을 체크하고 분석하는 스마트 베개, 개인 수면 패턴을 분석해주는 앱은 이미 상용화됐다.
지금은 다소 장난감처럼 여겨지는 수면 보조 제품 시장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2018년 전 세계의 수면 보조 제품 시장은 86조 3,600억 원, 2020년 시장 규모는 98조 원에 달한다. 이렇게 성장할 경우 2024년에는 2026년에는 산업 규모가 146조 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이를 눈여겨본 IT 기업들은 지금 그야말로 슬립테크 전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