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오피스텔 애물단지
다양한 ‘우회 혜택’ 제시
금융위기 이후 재등장
2020년 코로나19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지방대학들은 큰 고민에 빠졌었다.
지방대학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재수를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때문이었다. 이에 일부 대학에서는 입학 시 축하 장학금 100만 원, 아이패드와 에어팟 증정 등 다양한 전략으로 홍보하며 학생 모집에 열을 올렸다.
돈을 받아야 할 대학이 오히려 돈을 주면서까지 학생들을 모셔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2년 만에 부동산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기에 미분양 오피스텔 마케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는 건축 자재값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 외부적인 요인과 투자자 및 임대인과 임차인의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대란과 물가 상승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큰 돈을 써야 하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 건수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부동산 침체의 타격 여파는 오피스텔 분양 시장도 덮쳤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건설사와 시공사가 부지를 정하고 오피스텔을 지을 계획을 수립한 후, 분양권을 판매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작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로 돌아서면 계획대로 준비는 다 되었는데, 막상 분양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진퇴양난에 빠지는 것이다.
최근 ‘여의도 월드메르디앙’은 분양을 받는 사람에게 내년 7월 오피스텔 준공 이후 입주와 동시에 현금 1,200만 원을 주기로 했다.
세금을 지원하는 곳도 있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 짓는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아예 취득세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중도금무이자혜택’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우회 혜택’을 표방한 오피스텔이 이렇게 나올 정도라면, 비공식적인 혜택은 더 많은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오피스텔 거래 건수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수도권 18평에서 25평짜리 오피스텔 거래량은 약 790건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370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에 25평보다 넓은 오피스텔 거래량은 173건에서 40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와 같은 오피스텔 미분양 홍보 방식은 약 10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라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2010년 초반까지 ‘오피스텔 분양 시 순금과 가전제품을 제공하는 경품행사’를 여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는 해외여행과 학원비 지원까지 제시하며 계약을 유혹하는 각양각색 마케팅 전략이 쏟아졌다.
지난해까지 오피스텔 미분양 사태는 상상할 수 없었다.
2021년은 2006년 이후 오피스텔 거래 건수가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는 이른바 ‘오피스텔 호황기’라 불릴 정도였다.
부동산 침체기에 오피스텔까지 퍼지는 악영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최대한 물량을 빨리 소진하고자 분주한 모습이며, 최후의 수단인 분양가 할인까지도 고민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