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스스한 분위기’ 건물 정체는
2001년 지어진 은평구립도서관
노출 콘크리트 방식, 내부는 리모델링
얼마 전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외관만 보면 무슨 건물인지 모르는 건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산속에 파묻힌듯한 이 건물은 콘크리트 벽이 그대로 드러나있는데 전체가 흰색인지 회색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허름한 외관에 검게 그을린듯한 자국까지 있어 흡사 전쟁용 벙커나 외국의 거대한 무덤을 연상케했다.
웅장한듯하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기괴한 건물의 정체는 놀랍게도 우리나라에 있는 건물이었는데, 이는 바로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은평구립도서관으로 밝혀졌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은평구립도서관은 2001년 개관한 이후 은평구의 대표 도서관으로서 다양한 도서와 인쇄자료, 전자 자료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공공시설물이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으로 운영되는 은평구립도서관은 입구에서부터 수직적인 구조를 띄고 있으며, 건물의 표면이 그대로 있는 노출 콘크리트 방식으로 건축됐다.
건축가는 해당 도서관을 지을 때 이곳에 노을이 은은하게 비추는 것을 고려해서 석양빛이 닿았을 때 이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바탕색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노출 콘크리트를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콘크리트는 지어진 지 20년이 지나 세월의 흐름을 받으면서 변색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은평구립도서관의 모습을 보고 “전쟁용 건물인 줄”, “귀신 나올 것 같다”, “소련 시대 거대 벙커 같음”, “한국인 게 더 놀랍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해당 도서관에 직접 방문해 봤다는 한 누리꾼은 “내관은 의외로 괜찮음. 위치가 산꼭대기라 짜증 나는 게 문제”라고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 이 도서관은 외관은 허름하지만 내부 시설의 경우 2013년 10월부터 약 반년에 걸쳐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신식으로 교체돼 있다.
은평구립도서관의 냉난방기는 전부 신형으로 교체됐고, LED 등을 추가로 달았으며, 의자와 책상 모두 최신형으로 바뀌면서 깔끔한 내관을 갖추게 됐다.
한편 은평구립도서관은 서울의 웬만한 지역에 하나씩 있는 시립도서관이 없어 은평구 주민들이 아쉬움을 갖고 있었는데, 은평구가 인덕원과 함께 해당 도서관을 건설함으로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해 줬다.
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은평구립도서관은 주변이 꽤 조용해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이 되어있지만, 시험 기간의 경우 인근 중고등학생들이 몰려와 번잡한 편이다.
다만 해당 도서관은 식당 상태가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 중 하위권인데, 이는 식수인원이 적고 가격이 장기간 동결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