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한영대, ‘메리야스’ 대량생산
80년대 수출 전성기, 백양→BYC 변경
젊은 소비층 공략 마케팅
오너 3세 국적 논란

속옷 전문 브랜드로 해외에 ‘빅토리아 시크릿’, ‘캘빈 클라인’ 등이 있다면 국내에는 70년 속옷 외길을 걸어온 ‘BYC’가 있다.

BYC 창업주 고 한영대 전 회장은 1946년 BYC의 전신인 ‘한흥메리야스’를 설립했다. 광복 직후, 물자 부족으로 우리나라는 속옷을 입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한 전 회장이 국산 1호 메리야스 편직기를 만들어 대량생산을 달성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전주로 사업장을 옮겼고, 이후 국내 최초로 아염산소다를 활용한 표백 기술을 개발해 ‘백양‘(白羊) 상표를 출시했다. 또, 당시 대·중·소로 구별했던 속옷 사이즈를 4단계(85·90·95·100cm)로 나누는 등 제품 규격화와 표준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섰다.

그 뒤 35년간 공장 신설, 법인 지정, 울 마크 획득 등 사업 규모를 확장해나갔고 1985년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대신 독자 브랜드 개발을 통한 수출을 선택해 인지도를 높였다.

전 세계 78개국에 8,000만 달러어치의 메리야스를 수출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평소 ‘속옷 외길’, ‘품질 제일주의’ 정신을 강조해 온 한 전 회장은 과거 미쓰비시 상사가 BYC 제품의 품질을 높이 사 일본으로 수출을 제안했지만 “아직 수출할 만큼 우수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던 것은 업계에 잘 알려진 일화다.

그리고 1996년 회사명을 백양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BYC’로 변경했다. 이듬해 차남인 한석범이 대표이사가 되면서 2세 경영체제가 수립됐다. 한 전 회장이 20년 후인 2018년에야 경영선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올해 1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0세.

BYC는 그동안 중노년층만 애용한다는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여러 변화를 꾀했다.

속옷에 그치지 않고 기능성 의류, 홈웨어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으며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 아린을 모델로 내세워 젊은 소비층에 다가가기도 했다.

2019년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불매운동 열풍으로 BYC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기도 했다. 유니클로 기능성 속옷 ‘에어리즘’의 대체상품으로 BYC의 ‘보디드라이’ 매출이 159% 증가한 것.

브랜드 운영 흐름에 맞춰 현재 차기 오너에 한 전 회장의 3세 한승우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미 이사 자리에 오른 한승우는 한석범 회장의 뒤를 잇기 위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편, 한승우 이사의 국적이 논란이다. BYC는 10년간 금융감독원에 그의 국적을 우리나라로 기재해 왔는데, 과거 한 매체가 법인 등기부등본에 한승우의 국적이 캐나다로 돼 있는 점을 지적하자, 지난해 국적을 캐나다로 갑작스레 변경했다. 한승우가 회장이 된다면, 사실상 캐나다인이 BYC의 새 주인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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