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자 보조하는 웨어러블 슈트 개발
수차례 개조, 최적의 제품 고안
‘작업자 친화 기술’ 개발하며 개과천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의 핵심은 슈트다.
‘아이언맨3’에서는 토니 스타크가 슈트를 입지 않아 안정을 취하지 못하는 장면도 나온다. 관객들은 영화 속 허구의 모습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나타나지 않으리라 생각해왔다.
그런데 의외의 기업이 슈트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바로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로봇 스타트업 기업 ‘엔젤로보틱스’와 공동으로 ‘웨어러블 슈트’를 개발해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이 공개한 시제품은 의류처럼 작업자가 몸에 입고 작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로봇 기술임을 증명했다.
작업자의 움직임에 힘을 보태 주는 기술이 적용된 슈트는 현장 테스트 결과 허리 등 주요 근육 사용량을 23% 이상 감소시켰고, 산소 소모율을 15% 이상 줄여 피로감 완화 효과를 보였다.
이렇게 좋은 성능을 보인 이유는 수차례에 걸쳐 개량 슈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첫 시제품 당시 슈트의 무게는 4.4kg으로 다소 무거웠지만, 지금은 무게를 2.4kg까지 줄였다.
허리를 자유롭게 굽히거나 비틀 수 있도록 동작 가능 범위도 넓혔고, 케이블 모듈을 조정해 탈부착까지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세탁 및 관리를 위해 허리 스트랩도 탈부착으로 개조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특히 웨어러블 슈트의 강점은 ‘무전력’이라는 점이었다. 특수 제작된 스프링을 몸에 끼우는 방식으로 장착돼 작동되기 때문에 작업 도중 배터리 충전을 위한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것이다.
CJ 대한통운 김경훈 소장은 “자동화가 쉽지 않은 물류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작업의 강도를 낮추고 안정성을 높이는 혁신 기술을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이 이렇게 웨어러블 슈트를 제작한 배경에는 그동안 사회적 지탄을 받은 여러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지난 2018년 대전 허브 터미널 감전사, 옥천 허브 터미널 상하차 노동자 사망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당시 여러 시민단체와 현장 노동자들로부터 물류센터 내 안전관리책임자의 부실 관리와 안전불감증, 노동자 방치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안전 환경팀’을 신설하고, 안전보건 환경 경영방침까지 발표하면서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현장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 및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패키징 기술을 이용해 배송 박스의 평균 크기를 10%가량 줄였다.
일반적인 택배 주문은 빠른 처리를 위해 동일한 규격의 박스를 사용하는데, 누적 데이터 112억 건을 기반으로 최적의 상자 크기를 찾아내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이외에도 CJ대한통운은 기아자동차와 전기 택배차를 개발해 배송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