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보수공사 필요” 기밀 유출
부식·결함 문제 심각한 수준
관광 수입 고려해 덧칠만 반복
에펠탑은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다. 에펠탑은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맞이해 파리 만국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만들어졌으며, 철을 정교하게 엮어낸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올해로 133년의 긴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세계 각 국의 관광객들이 에펠탑을 보기 위해 프랑스로 몰려든다.
그런데 최근 에펠탑이 큰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구조적 결함과 부식 문제를 프랑스 정부가 감춰왔다는 사실이었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 외신은 최근 에펠탑이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기밀보고서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프랑스 잡지 ‘마리안느’가 최초로 보도하며 “프랑스 정부의 기밀 문건이 유출돼 보도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문건의 출처는 프랑스 현지 부식 방지 전문회사 엑스피리스였으며, 이들이 2010, 2014, 2016년에 걸쳐 세 번이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기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2010년부터 현재까지 부식으로 인한 문제를 프랑스 정부가 숨겨온 셈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에펠탑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에펠탑은 약 10% 수준만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페인트층이 모두 벗겨져 약 6,300t의 철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돼 있었다.
건축 전문가들은 에펠탑 보수를 위해서는 매우 정교한 기술과 긴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페인트층을 완전히 제거한 뒤 부식을 보수하고, 다시 도색해야 하는 전면적인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 시의회는 계속해서 페인트만 덧칠해왔다.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엑스피리스는 2016년 보고서에는 에펠탑에서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고, 그중 68개는 구조적 결함이 있다고 전했다.
엑스피리스의 베르나르 지오반노니 대표는 외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식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마리안느는 “대부분의 덧칠이 의미가 없고, 최악의 경우, 페인트 덧칠 자체가 부식을 초래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첨부했다.
이어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프 에펠이 지금 모습을 보면 아마 심장마비에 걸릴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데도 프랑스 파리 시의회는 여전히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에펠탑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 감소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기준, 프랑스의 관광 수입은 약 76조 원에 달한다.
한편 프랑스는 약 20번째 페인트 덧칠을 진행 중이며, 전면적인 보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페인트칠은 약 811억 규모이며,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외관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