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무원 경쟁률 빠르게 하락 중
7급 경쟁률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적은 연봉, 공무원연금 개편 등 이슈
반면 전문직 경쟁률 빠르게 상승
안정성을 추구하던 사람들이 몰리면서 경쟁률 역시 가파르게 치솟던 국가공무원.
하지만 꿈의 직장이라 분류되던 국가공무원 경쟁률이 이상하리만큼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인사혁신처는 올해 7월 국가공무원 경쟁률이 42.7대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79년 23.5대1을 기록한 이후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9급 국가공무원 경쟁률 역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3월에 진행된 9급 경쟁률은 29.2대1로, 지난해 35대1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에는 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수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더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엄청난 속도로 상승했다.
‘SKY’로 불리는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교 졸업자들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으며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준비생 중 34.9%가 공무원 임용 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이 같은 공무원 경쟁률 하락에 인사혁신처는 2030세대의 인구 감소와 코로나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은 연봉과 공무원연금 개편, 폐쇄적이고 경직된 내부 문화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20년 18~35세 공무원 퇴직자는 5,961명으로, 5년 이하 재직 중 퇴직자는 9,96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퇴직 공무원의 21%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퇴직을 선택한 한 20대 공무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도한 업무량과 낮은 수준의 급여를 언급했다.
실제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일반직 9급 공무원의 월급은 1호봉 기준 168만 6,500원으로 각종 수당을 포함하더라도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한 월급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공무원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 사태 속에 올해 인상 폭 역시 1.4%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는데 내년은 ’13년 만에 동결’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역시 개편이 진행 중인데 지급률은 낮추고, 본인 기여금은 높이는 쪽으로 틀이 잡혀 젊은 공무원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당분간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가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대로 전문직 시험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 시험만큼 경쟁률도 높고 공부도 많이 필요하지만 높은 연봉과 사회적 평판 등을 이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회계사, 노무사, 세무사 등 전문직 시험 지원자는 최근 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다.
한편 공무원 경쟁률 하락에 누리꾼들은 “공무원이 꿈의 직장이라는 건 옛날이야기다”, “연금 제도도 개판인데 누가 저 월급 받고 일하고 싶겠냐”, “9급은 특히 적은 월급 받고 민원에 시달리는 곳”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