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스크, 중국에서 인기 폭발
바이어 가격 제시에 고민하는 업체들
위약금, 소송도 감수하며 계약 해지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향한 무서움이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비말로 전파되기 때문에 다른 바이러스보다 특히 감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요.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약국과 대형마트 등의 모든 유통 업계에서 마스크가 품절을 기록하는 중입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계속되자 이전보다 가격이 인상하기도 했죠. 그런데 단순히 마스크 수량 부족이 인상의 원인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마스크 가격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현금 들고 기다리는 중국 바이어들
중국에서도 한국 마스크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SNS에서는 ‘중국 마스크 공장은 우한시에 몰려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내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중이죠. 이로 인해 명동, 제주도 등의 지역에서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재기는 마스크 생산 공장으로도 번져나갔는데요.
현재 국내 마스크 제조 업체들은 하루에도 수 백통에 이르는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중국 따이공(보따리상)은 직접 공장 앞으로 찾아와 기다리기도 하죠. 이들은 모두 원가보다 3~5배에 이르는 가격을 현금으로 결제하겠다고 협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바이어들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대량 매입을 시도하는 중입니다.
◎ 일생일대의 기회, 위약금 물어도 계약 파기
억 소리가 나는 가격이다 보니 일부 제조 업체들 역시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데요. 한 개당 300원씩 200만 장을 계약했다면, 중국 따이공과 바이어들은 400만 장을 900원에 구매하겠다고 제안합니다. 6억 원이었던 기존 거래 금액과 무려 30억 원이나 차이가 나는 거래죠. 위약금을 물어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제조 업체는 “제가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요.”라며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 미리 계약했던 도매·유통업자는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거래처에 납품해야 할 양이 정해져 있는데, 계약이 파기되면 이에 대한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 소송을 진행해도 제조 업체에 2차 피해에 대한 보상은 사실상 받기 힘든데요. 결국 손해는 보는 건 도매·유통업자밖에 없는 셈이죠. 이렇게 억울함을 호소해도 제조 업체는 “욕심이 나서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입니다. 이익 앞에서 제조 업체와 유통 업체 간의 상도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 비판은 해도 비난할 수는 없는 현실
이렇게 국내 유통 업계로 향했어야 할 마스크 물량이 모두 중국으로 빠지니, 국내에 공급량이 충분할 리가 없습니다. 국내 마스크 가격이 비싸진 이유 중 하나죠. 제조 업체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인 건 맞지만, 도매·유통업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피해가 전해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화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의외로 진실을 접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이해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익을 좇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결과입니다. 제조 업체의 말처럼, 정말로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이기에 쉽사리 비난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업체 간 상도를 지키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단 제조업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리 마스크를 사재기한 유통업체들도 품귀 현상에 기대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점차 많아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나서 사재기와 매점매석을 조사하는 중입니다. 하루빨리 바이러스가 종식되어, 마스크 시장에도 다시 공정한 거래가 이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