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유튜버 위협하는 지상파 유튜브
대박 못 쳐도 적어도 중박친다는
방송사 유튜브 채널, 성공 비결은?

최근 한 커뮤니티에선 구독자 389만 명을 보유한 일반인 유튜버 보겸을 6개월 만에 따라잡은 한 채널이 화제였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장성규를 필두로 한 ‘워크맨’이었죠. 워크맨은 기존 JTBC 채널 인기 시리즈 중 하나로 채널 독립에 성공했고 어느새 구독자 393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의 흐름은 TV에서 유튜브, OTT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오고 있는데요. 그 결과 ‘워크맨’ 뿐 아니라 수많은 방송사에서 유튜브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성장 속도 역시 기존 유튜브 생태계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죠. ‘Made in 방송사’를 달고 나오는 콘텐츠들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적어도 중박은 친다는 방송사 유튜브가 사랑받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 ‘짬 무시 못 해’ 프로의 손길 더해진 영상미

방송사 유튜브 채널 내에서 자체 제작되는 콘텐츠를 살펴보면 ‘프로의 손길’을 숨길 수 없습니다. 편집 기술, 촬영 장비 및 인력 면에서 1인 크리에이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죠. 과하게 편집되지 않은 색감과 화질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습니다. 특히 전문적인 편집 기술은 시청을 편하게 만들고 출연진의 매력을 한층 높여줄 수 있는데요. ‘신서유기’, ‘와썹맨’ 등에서 보여진 빠른 호흡의 편집 기술이 좋은 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영상을 보기 전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섬네일 이미지와 관련한 호평이 많았는데요. 일반적으로 유튜브 시장에선 높은 조회 수를 끌어내기 위해 흔히 영상과 관련 없는 후킹한 이미지를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어그로’라는 표현으로 불리죠. 하지만 방송사 콘텐츠의 경우 영상 내용과 관련 있지만 특색 있는 이미지를 사용해 영상을 시청한 이후 불쾌감이 적다고 해요. 이외에도 해외 시청자들을 위한 자막 역시 다채롭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 방대한 과거 데이터, 레트로 콘텐츠로

방송사는 많은 양의 과거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작권 걱정 없이 과거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죠. 작년 ‘탑골 공원’을 비롯한 레트로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더욱 중요도가 커졌는데요. 기존의 긴 방송 영상들을 짧게 편집해 새로운 콘텐츠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예능, 음악 프로그램뿐 아니라 드라마, 시사 프로그램 등 광범위한 영역을 자랑하죠.

SBS에선 1999년 방송된 ‘인기가요’를 24시간 스트리밍 하는 ‘SBS KPOP CLASSIC’ 채널을 오픈했죠. 최근 떠오른 추억의 스타 양준일의 무대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MBC, KBS 역시 과거 콘텐츠를 재가공해 향수를 자극하고 있죠. MBC에선 <무한도전>, <지붕 뚫고 하이킥> 등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을 유튜브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KBS 유튜브 채널에선 70~80년대까지 거슬러 <여의도 청백전>, <쇼쇼쇼> 등의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구독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 김태호, 나영석… 스타 PD들의 기획력

김태호, 나영석 등 방송사를 대표하는 스타 PD들 역시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PD들은 플랫폼을 유튜브로 가져가면서 그들만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놀면 뭐 하니>, <채널 십오야> 등에선 기존 TV 매체와 유튜브를 넘나들며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스튜디오 룰루랄라>, <tvN D ENT> 등에선 유튜브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죠. 이외에도 5분 정도의 짧은 방송 시간 편성, 방송에선 볼 수 없는 온라인용 영상을 별도로 제작하는 등의 방송사에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 지상파에서 지켜야 했던 ‘선’을 넘다

기존 엄격한 규제에 갇혀있던 프로그램 구성 역시 자유롭습니다. 시청자들이 모르게 협찬, 광고 상품을 방송에 녹여야 했던 과거와 달리 유튜브에선 대놓고 물건을 홍보하거나 광고주에게 메시지를 보내죠. 옷에 상표를 가리기 위해 테이프를 붙이던 프로그램에선 퀴즈 문제로 각종 대기업 브랜드 이름이 출제되기도 합니다. 파격적인 방송 진행에 시청자들은 이유 모를 해방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기획자, 제작진 이외에 출연진에게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엄격한 방송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선’을 넘는 캐릭터들이 매력을 발산하고 있죠. 기존 한 방송사 채널에서 통합 관리되던 시리즈 중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로 사랑받게 된 인기 시리즈는 채널 독립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장성규는 ‘워크맨’의 한 달 수익이 20억 정도라고 공개해 화제였죠. TV에선 쉽게 볼 수 없던 펭수, 제제 등 일반인 출연자 역시 마음껏 끼를 발산해 사랑받고 있습니다. 또, 각종 방송사 간의 협업을 통해 경계가 자연스레 사라지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죠.

◎ 지상파 방송사, 본분 잊지 말아야

TV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인기 척도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유튜브 구독자 수, 조회 수로 더욱 적나라한 수치가 매겨집니다. 유튜브 시장에서 종종 보이는 재미, 흥미 유발을 위한 도를 넘은 소재, 지나친 발언들은 방송사 유튜브 채널에서도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입니다. 방송보다 그 제재가 심하지 않아 더욱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새로운 콘텐츠 기획보단 과거 콘텐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시청자들은 새로운 콘텐츠의 기획보단 ‘과거 우려먹기’로 재미를 본 방송사들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죠. 여러 논란이 있지만 가짜 뉴스, 하루에 수천 개의 콘텐츠가 업로드되는 유튜브 환경에서 방송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참신한 시도와 함께 중심을 지키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정보를 전하는 본분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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